원앙은 늘 둘로 다닌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새를 사랑이나 인연의 상징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둘은 생각보다 붙어 있지 않다.
같은 방향을 보지만
항상 같은 속도로 걷지는 않는다.
앞서기도 하고
뒤처지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를 보지 않은 채
각자의 물을 헤친다.
나는 한동안
함께 간다는 말을
기대와 같은 뜻으로 사용해 왔다.
같이 가면 알아줄 거라 믿었고,
함께 있으면 흔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는
자주 나를 가볍게 만들었다.
상대가 채워주길 바라는 마음은
내 선택을 늦추고
내 목소리를 흐리게 했다.
원앙은
상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확신 없이도
물 위를 걷는다.
뒤돌아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보면
둘은 여전히 같은 풍경 안에 있다.
함께 가는 데
항상 확인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걸.
기대하지 않아도
함께 갈 수 있다.
의지하지 않아도
곁에 머물 수 있다.
관계 안에서
조금 더 나를 먼저 챙긴다.
상대가 어떻게 느낄지보다
내가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먼저 본다.
그게 이기적인 태도라는 생각은
이제 오래 붙잡지 않는다.
원앙은
짝이 멀어져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물 위에는 늘 길이 있고
각자의 발은
각자의 균형을 알고 있다.
나는 이제
누군가와 함께 갈 때
기대를 내려놓으려고 한다.
대신
내가 어떤 속도로 걷고 있는지만
자주 확인한다.
그게
관계를 오래 가져가는 방식이라는 걸
늦게 배웠다.
원앙은
다시 나란히 걷는다.
딱 맞지 않아도
충분히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간다는 건
같아지는 게 아니라
각자의 균형을 잃지 않는 일이다.
오늘 나는
그 거리를 연습한다.
붙지 않으면서
멀어지지 않는 거리.
기대 없이도
충분히 따뜻한 거리.
그게
지금 내가 선택한
함께 걷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