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의 꿈의 연속
안녕, 오늘도 어김없이 날이 밝았다.
침대 머리맡을 창문에서 벽으로 옮기고 나서
삼일 연속 다시 숙면을 되찾았어, 무려 약 20일 만에!
잠을 잘 자고 일어났을 때의 기분은 정말이지
그런 잠을 가지지 못했을 때에 비해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야.
한 때, 20대 초반이었을 때,
"진정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꿈 중에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뭐니?"
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하늘을 나는 거요!"
라며 준비된 마음의 대답이 있었어.
그렇게 묻는 자가 없어서,
나는 이 말을 너무나도 하고 싶어서,
속 터놓고 얘기하는 친구 중 한 명에게,
"진정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꿈 중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하늘을 나는 거야"라고
그 친구가 날 뭐라고 생각하든, 콧방귀조차 뀌지 않든,
난 이 말을 해야만 할 만큼, 사실이었어.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 어떤지는 모르지만,
내 상상 속에서의 그 기분을 오늘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
어제 운동을 하는데 너무 행복하더라.
퇴근하고 곧장 일반열차를 타고 왔다면
널널이 집에 들어와서 숨을 고르고 다시 대문을 나설 수도 있었을 텐데,
급행이 무조건 일반 보다 빠를 거라는,
아직 와 있지도 않은 열차를 기다리다가 일반을 놓치고 씩씩댔다마는,
아무튼 7시에는 도착했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후 현관문을 다시 닫으며
엘리베이터를 향해 돌진했었다.
나 그만큼 뛰고 싶었어.
그리고 러닝머신에서 뛰는데 땀이 떨어지고 숨이 가빠지는데
행복하더라.
운동 후 곧장 씻고 서울역으로 가서,
KTX 매표소 근처 카페에서,
가끔 월요일마다 볼 수 있는 아빠를 잠시라도 보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밤엔, 침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홀로 시간을 보낼 거라는 기대에,
그대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설렘
이 모두가 나를 행복하게 하더라.
하늘을 나는 기분… 이런 걸까?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집을 나서고
비슷한 시간에 집에 들어와서
하루 일과가 비슷하게 끝나 보이겠지만,
알지? 그대가 얘기해 준 사실.
보이는 것은 일부일 뿐이라는 것.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장소,
비슷한 사람들을 지나치기도,
비슷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만,
내가 그대를 닮아 우리는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 너무나도 다른 존재인 것처럼.
오늘도 딱 그렇겠지?
그래서 나는 또 설렌다.
너무 자주 설레고 너무 자주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아서
이러다가 정말 날개 없이 하늘을 날 것만 같아서 더 이상 주체를 못 하겠다.
그래, 그렇게, 오늘도,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