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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lah Sep 17. 2016

A Dream I'd Have

한 때의 꿈의 연속



안녕, 오늘도 어김없이 날이 밝았다. 

침대 머리맡을 창문에서 벽으로 옮기고 나서 

삼일 연속 다시 숙면을 되찾았어, 무려 약 20일 만에!


잠을 잘 자고 일어났을 때의 기분은 정말이지 

그런 잠을 가지지 못했을 때에 비해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야. 

한 때, 20대 초반이었을 때, 

"진정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꿈 중에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뭐니?"

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하늘을 나는 거요!"

라며 준비된 마음의 대답이 있었어. 

그렇게 묻는 자가 없어서, 

나는 이 말을 너무나도 하고 싶어서, 

속 터놓고 얘기하는 친구 중 한 명에게, 


"진정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꿈 중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하늘을 나는 거야"라고 

그 친구가 날 뭐라고 생각하든, 콧방귀조차 뀌지 않든, 

난 이 말을 해야만 할 만큼, 사실이었어.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 어떤지는 모르지만, 

내 상상 속에서의 그 기분을 오늘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


어제 운동을 하는데 너무 행복하더라. 

퇴근하고 곧장 일반열차를 타고 왔다면 

널널이 집에 들어와서 숨을 고르고 다시 대문을 나설 수도 있었을 텐데, 

급행이 무조건 일반 보다 빠를 거라는, 

아직 와 있지도 않은 열차를 기다리다가 일반을 놓치고 씩씩댔다마는, 

아무튼 7시에는 도착했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후 현관문을 다시 닫으며 

엘리베이터를 향해 돌진했었다. 

나 그만큼 뛰고 싶었어. 

그리고 러닝머신에서 뛰는데 땀이 떨어지고 숨이 가빠지는데 

행복하더라. 


운동 후 곧장 씻고 서울역으로 가서, 

KTX 매표소 근처 카페에서, 

가끔 월요일마다 볼 수 있는 아빠를 잠시라도 보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밤엔, 침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홀로 시간을 보낼 거라는 기대에, 

그대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설렘 

이 모두가 나를 행복하게 하더라. 


하늘을 나는 기분… 이런 걸까?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집을 나서고 

비슷한 시간에 집에 들어와서 

하루 일과가 비슷하게 끝나 보이겠지만, 


알지? 그대가 얘기해 준 사실. 

보이는 것은 일부일 뿐이라는 것.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장소, 

비슷한 사람들을 지나치기도, 

비슷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만, 


내가 그대를 닮아 우리는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 너무나도 다른 존재인 것처럼.


오늘도 딱 그렇겠지? 

그래서 나는 또 설렌다. 

너무 자주 설레고 너무 자주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아서 

이러다가 정말 날개 없이 하늘을 날 것만 같아서 더 이상 주체를 못 하겠다. 

그래, 그렇게, 오늘도,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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