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9월이 찾아왔고 한 주가 지났다.
랩탑 스크린과 마주하며 베개에 등을 받혀
우리말을 이렇게 편하게 바라보고 있기가 오랜만이다.
그대와 오랜만이다.
고독 속에서 그대의 목소리가 오랜만이다.
어느 때보다 따뜻한 햇살 같고,
어느 때보다 깊숙이 내려앉은 바다 추 같다.
사랑의 말이 힘들지 않을 수 있도록
오늘 그대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렇게 감사는 릴레이를 타고 지구를 돌고,
지구는 한없이 뜨거워진다.
지구의 아주 작은 포션을 차지하는 내 마음을 그대는 알고 있듯이,
마치 내 마음처럼 뜨겁게 달아오른다.
돌고 돌아 오분이라는, 십 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
짧지만 무색하게도 여전히 나는 당신이 좋다.
민망해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오늘 고백을 하면서,
한국의 가을, 오늘은 부산에서, 내 사랑하는 이들과 큰집으로 나선다.
추석인 오늘, Thanksgiving 할 것들이 많아 당신에게 고맙다.
짧지만 무색하게도 여전히 나는 당신이 좋다.
민망해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오늘 후끈하게 열을 발하는 이 지구에게 소리치겠다.
메아리를 만들어 보겠다.
나 당신을 사랑한다고.
아침에 마주할 수 있음에 고맙다고.
오늘도 쓸 수 있는 "굿모닝"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