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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lah Sep 17. 2016

To You, I Say Good Night!

아침이 아닌 밤, 굿나잇 그대에게!


2년 전.


있지 않은 달력을 넘기니 10월이다.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고, 

한국에서의 10월의 공기를 몇 년 만에 접하게 되었다. 

일교차가 심하다더니, 서울의 냄새는 차디차고, 

어느새 오늘 밤은 17도로 접어들었고 내일부터는 10도 채 되지 않는단다. 


더 이상 나에게 서울은 어느 정도로 낯설지 않다. 

지금 내가 머무르는 이 공간도, 

반나절 동안 있게 되는 회사도, 

오고 가는 버스 노선과 거리의 상점들도, 

한 둘씩 알아가는 여기 사람들도. 


나는 내가 적응력도 아주 빠른 줄 알았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도 낯을 가리지 않으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다.


단지 나는, 어느 환경에 적응한다고 할 때에, 

그 공간이 나에게 덜 어색하게 되도록 

내 마음과 생각을 열심 내어 바꾸고 있었던 것이었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도 

그 사람들에게 내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으려고 

말을 먼저 걸어보고 대답을 하곤 했던 것보다, 

그 사람들이 나에게 더 이상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게 하기 위하여 

내 주위에 둘러싸고 있던 벽의 한 레이어를 허물고 있던 것이었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 서울에서 영원한 외국인으로 남아있을 것이며, 

사람들과 계속되는 어색함 속에 결코 녹지 않는 얼음일 것이다.


그대와도 똑같다.

그대를 보라고 했고, 그대 얼굴을 찾고 구해야만 한다고 했다. 

당신의 영역이 나에게 접할 수 없는 공간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내 태도와 상태를 바꾸는 노력이 결단코 필요하고, 

당신과의 만남에서 더 이상 당신이 나에게 남이 아닐 수 있도록 

나의 게으름과, 피곤함과, 자만과, 걍팍함의 벽을 허물어야만 하더라. 


나에게 글이 너무나도 필요했다.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도 필요했다.


아침이 아닌 밤이어도 굿모닝이 아닌 굳나잇이 되더라도, 

나는 당신이 너무나도 필요했다. 


왜냐하면, 밤은 깊어져 갈 때, 

밖은 어둠으로 연이은 고독의 시간을 내쉬우고 있을 때, 

내가 당신과 함께라면, 

나는 더 이상 어둠 속에 있는 것이 아니며, 

내 어둠이라는 벽 또한 허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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