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제목
학생들의 방학이란
선생들에겐 제일 바쁜 시기란 것을
몸소 체험했던 두 달이었다.
바빴던 만큼, 지금은,
수년 전, 더운 인도에서 어느 날의
달고 달았던 젤리를 다시금 씹는 것 같다.
난 지금 그 해의 8월,
릭샤를 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마른 다리로 페달을 밟아
내 “먼 곳”이란 생각에서 온
두려움까지 마음 아프게
밟던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어색하게 반 누워있다.
제일 편한 자세로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이상한 내 손가락 마디마디이다.
당신에게, 나의 어색한 제목이
오늘 쓰고 내일 사라지는 마법의 문구가
아니라는 것에 더 내 마음이
아프게 밟힌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이 어색한 제목이 오늘은 보이지만
내일이기도 전에
없었던 기억이 된다라는 것으로
인도에서의 달았던 젤리도,
내 느린 손도 바로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