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2016년 2월.
이틀 동안 집에서 푹 쉬었다. 다가올 새 일을 하기 전 제대로 충전이라도 하듯
한 발 자국도 나가는 것을 나는 꺼려했다.
사실 며칠 전 눈바람을 맞았다.
자칫 공상에 빠지면 꽈당 넘어질 것이 뻔한 복잡한 인파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으랴 눈과 바람에 파르르 떠는 눈을 부릅뜨랴 힘쓰며 도심을 누볐었다.
사람들과의 만남의 도착지까지 그리고 다시 집으로까지
내 몸을 2월의 겨울에 혹사시켰을 수 도 있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 노곤해짐을 느껴 집에서 몸을 녹이기로 했다.
이틀 동안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것과 조금의 독서와 조금의 글 쓰는 행위와
TV 프로그램이 주는 긴장감을 조금 많이 느끼는 것 이외에,
그 어느 것에도 내 시선을 온전히 집중시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그 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도 다름없다.
그러던 중 채워지지 않은 공간 속에서 난 몇 가지를 발견했다.
첫 번째. 내 생각이 고무줄처럼 늘어지고 있음을.
둘째. 아주 조금의 근육도 모습을 잃어가고 있음을.
셋째. 거울 속의 난 구름 아래의 그늘이 되고 있음을.
어쩌나!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오늘 문을 열기로 했다.
중요한 것을 보고 자연이 만드는 소리를 듣고
나에게 가치가 되는 것을 마음의 눈에 시선의 중심에 새기기로 했다.
이틀의 겨울잠. 여기서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