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빠져있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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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 봄이 왔다. 봄이 오고 있다.
유난히 ‘봄’에는 ‘온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 듯한 기분이 든다.
봄은 사람들에게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같은 존재이기 때문일까.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너 이제야 왔구나.
봄은 그렇게 모두에게 환영받는 예쁜 손님같다.
유난히 올해는 온 세상이 어수선한 가운데 맞이하는 봄이다.
워낙 뒤숭숭한 나날이어서이기도 하지만, 꽃이 하나 둘씩 피어나는 모습을 보아도
부쩍 따뜻해진 한 낮의 날씨와 공기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부족해. 허전함이 가시질 않았다
정체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보아도, 알 수 없었던 찰나
오늘 집으로 걸어오는 길 꽃집 앞을 지나가며 앗! 하고 깨달았다
바로 향기.. 봄의 향기였다
천리향 프리지아 자신만의 향을 뽐내는 봄 꽃들
그리고 마른 나뭇가지에 솜털이 돋아나고 생명의 기운을 머금은 연두빛 새 잎들이 돋아나며 쏟아내는
풀냄새와 흙냄새. 그런 것들을 맡을 수 없었다. 바로 마스크로 단절되어 버린 후각 때문에.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맡고, 맛보는 오감의 활동중에서 하나가 빠졌을 뿐인데
이렇게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던 거구나. 싶었다.
찬란한 봄, 아름다운 봄
온전히 느낄 수 없는 조금은 서글픈 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감각들을 느낄 수 있음에 더욱 감사할 수 있는
마음으로 이 소란스러운 봄을 잘, 맞이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