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끝, 그리고 -

by 휴운

끝이라는 단어에는 왠지 모를 조금의 먹먹함이 깃든다. 그 끝이 나를 짓누르고 있던 무언가였을지라도. 후련한 마음과 함께 아쉬움, 허전함. 다시 완전히 똑같은 경험은 없을 것이라는 확실한 인식.


끝이라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 의해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한 해의 끝처럼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예상치 못하게 맞이하게 되는 마지막도 있다. 그 모든 끝을 맞이한 후에서야 깨닫게 된다. 나에게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관계는 나에게 무슨 의미였는지. 나에게 그것은 행복이었는지, 아픔이었는지.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라는 팻말 앞에 멈추어 숨을 고르며, 뚜벅뚜벅 걸어온 발자국들을 되돌아보는 시간들.


분명한 것은,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도 할 수 있다는 것.

멈추어 숨을 고르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아쉬웠던 순간들은 훨훨 날려 보내고 행복한 순간들을 차곡차곡 채워두고. 잘 매듭지은 후에야 산뜻하고 정돈된 마음으로 새로운 여정을 떠날 수 있다. 끝나버린 모든 것들이 또 다른 세상을 보는 눈을 뜨도록 해 준다.


잘 갈무리하여, 잘 보내어주고

또 잘 맞이할 준비를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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