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사투리가 뭐 어때서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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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중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던 표준말의 정의였다. 중학생인 나에게는 조금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기에 아직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 자라온 토종 경상토 사투리 유저이기 때문이다. 태어나자마자 사투리 유저의 숙명을 지니게 된 나로써는 불가피하게 '교양있는 현대 서울사람'의 자격을 박탈당한 기분이 들었달까.

알게 모르게 '사투리'의 이미지가 방송이나 여러 매체에서 희화화 된 영향도 있다. 드라마다 영화에서의 큰형님들은 모두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고 있으며 사투리로 와다다 쏟아내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어리둥절 하는 상대방에게 버럭하는 장면들도 부지기수니까. 나 역시 낯선 지방의 사투리를 듣게 되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사투리를 애정한다. 내가 사투리 유저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왠지 더 특별함과 애틋함이 깃들어 있다. 돼지국밥에 부추를 넣고 해물전을 주문하는 것 보다, 정구지를 팍팍 넣고 해물 찌짐을 좍좍 찢어 먹는 것이 더 정겹다. 비단 나의 경상도 뿐만이 아니라,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 등등. 하나의 단어가 모두 다른 모양으로 표현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특별하게 느껴지는지.

그래서 나는 늘 서울나들이를 할 때마다 자신있게 외친다.

아↘️메↗️리카노 따뜻한 걸로 한 잔이랑, 치↗️즈 ↘️케잌 하나 주문할게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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