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달뜨다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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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뜨다’는 말에는 묘한 설렘이 있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고개를 드는 은빛 감정. 어쩌면 사랑이 시작될 때의 마음과 닮았다. 조용하지만 분명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아련한. 그래서 우리는 ‘달이 떴다’고 하지 않고 ‘달이 떴네’ 하고 감탄사를 덧붙이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마음속에도 달이 뜰 수 있다면, 그것은 아마 긴 밤을 견딘 이에게 주어지는 작은 위로일 것이다.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떠오르는 감정. 슬픔을 조금 덜어주고, 외로움에 작은 빛을 건네는 것.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달이 뜨는 밤이면, 내 마음 어딘가에도 조용히 달이 떠오른다고. 그리고 그 달빛 아래서 나는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조금 더 사람을 그리워하게 된다고.

달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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