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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가방의 꾸깃한 수첩 속, 블로그의 비공개 폴더 속에도. 일상 기록용 인스타그램의 조각글, 브런치 스토리와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방에도.
이 글을 정말 내가 썼던 것일까. 다시 읽으면 생경함에 갸웃해 질 정도로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의식의 흐름을 기록해 둔 것 같은 날것의 텍스트들이 마치 휙 휙 던져놓은 빨랫감같다.
하지만 그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살펴,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 구겨진 부분은 차분히 다림질을 하고. 튀어나온 실오라기들은 얌전히 잘라내어 그럴듯한 모양으로 다듬어본다.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이리 저리 만지작거리다 보면 가끔은 썩 마음에 드는 모양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다듬어가기 위해서는,
일단 시작해야 한다.
내 손으로 직접 뭐라도 만들어 두어야 한다.
매일 조금씩,
쓰는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