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 특별할 것은 없지만

by 휴운


1. 최근 탐음활동에 소홀했었다. 그런 와중에 며칠 전부터 홀리듯이 듣고 있는 신인류의 새 앨범. 한 곡 한 곡이 주옥같아서 듣는 순간에도 뭔가 막 아깝고, 감질맛이 난다. 제일 좋아하는 곡은 '이상하고 아름다운' 그리고 '일인칭 관찰자 시점'. 어쩜 이런 곡을 만들고 부를 수 있을까. 모든 장르의 예술가들은 위대하고 멋지지만, 음악하는 사람의 감성은 종합예술인의 경지인 것 같다. 유튜브 뮤직 댓글 중에서 '이번 앨범은 만들 때 악마와 계약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명반이네요.'라는 누군가의 댓글에 이마를 탁! 쳤다. 어쩜 이런 안성맞춤인 표현을... 멋진 뮤지션은 팬들도 멋진가보다.



2. 연휴의 시작을 맞이하여 (아마도) 절묘하게 디즈니 플러스에 보고싶었던 영화가 올라왔다. 바로 '서브스턴스' 평소 절대 선호하지도, 즐겨 보지도 않는 장르의 영화이지만 워낙 여러모로 주목받았고 호평을 받았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예술영화 극장인 모퉁이 극장에서 상영했을 때 보러가야지, 생각했었으나 소소한 이유들로 결국 보지 못했던. 실은 그런 고어물의 영화를 상영관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볼 자신이 없기도 했다.

거의 열번도 넘게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며, 손바닥으로 아이패드의 화면을 가려가며 결국 영화를 끝까지 다 보았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여러가지 상징적인 장치들로 분명하게 주제의식을 전달하고 있었다. 데미무어의 연기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고, 비비드한 색감의 화면에서 펼쳐지는 비극의 장면들이 더 처참하게 느껴졌다. 내 안의 또다른 나, 하지만 결국 그 둘은 똑같은 나.



3. 성장하는 삶. 깊어지고 풍요로워지는 삶.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분명한데, 부족한 것은 끈기와 열정.

불타오르는 추진력과 행동력은 없기에 소리없이 무언가 쌓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콩나물에 물 주듯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무언가는 변하고 있으리라 믿을 수 밖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테니 무엇이라도 꿈틀거리며 파닥거려 볼 수 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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