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by 휴운

at. crest coffee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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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해서 갈라진 손가락이 아려와 밴드를 붙였다. 워낙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시즌에는 더더욱) 손을 자주 베이고 다치기도해서 셀프 복지 차원에서 캐릭터밴드를 샀다. 양손에 쿠로미와 러버덕 밴드를 붙이고 있으니 아이들이 쪼르르 다가와 손가락을 만지작거린다. 선생니임 왜이래요 - 어디 아파요? 다쳤어요? 묻는다. 그 조그만 얼굴의 눈꼬리와 입꼬리. 동그란 근육들이 힘없이 아래로 늘어진다.


숨이 차오르는 피로에 손까딱할 기운도 없이 책상에 계란 후라이처럼 엎드려 있으면, 내 검지만한 손으로 내 손가락을 조물거리는 아이들.


보살피고 지켜주어야한다는 마음으로 보듬었던 아이들에게, 실은 나도 보살핌 받고 있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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