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나라 대통령 선거

“쫀득쫀득, 말은 느려도 마음은 꽉 찼지!”

by 휴운





“띠링띠링! 특별 뉴스입니다! 도넛나라에 새 대통령을 뽑습니다!”


반짝반짝 도넛신문이 번쩍이며 하늘에 떠오르자, 도넛마을이 술렁였어요.


도넛마을 최고 인기스타 딸기글레이즈 도넛은 거울을 닦고 말했어요.


“어머나, 내가 나가야겠네! 예쁘고 달콤한 나라, 나만 만들 수 있어!”


딸기글레이즈 도넛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철철 넘쳤어요.






도넛마을 최고의 척척박사 초코링 도넛은 넥타이를 매고 말했죠.


“놀기 좋은 나라, 공부 없는 세상! 누가 싫어하겠어?”


초코링 도넛의 목소리는 이미 대통령이 된 것 처럼 근엄했어요.






그리고 구석에서 조용히 빗자루를 들고 있던 도넛, 쫀득찹쌀 도넛도 살짝 눈을 들었어요.


말없이… 하지만 단단히요.


'새... 대통령이라니...! 나도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딸기글레이즈 도넛은 매일 퍼레이드를 열었어요.


“반짝이 뿌려라~! 꽃가루 날려라~! 나는 당신의 달콤한 선택!”


도넛들은 화려한 딸기글레이즈 도넛의 퍼레이드를 보며


마법에 홀린 듯 빠져들었어요.


"도넛마을 새로운 대통령은 역시 멋쟁이 딸리글레이즈 도넛이야!"






초코링 도넛은 도넛마을 골목 골목을 걸어다니며 노래를 불렀죠.


“공부는 이젠 안녕~ 게임은 어서 와요~!”


"우와아 - 공부 대신 게임만 하며 놀 수 있다니! 초코링 도넛이 최고야!"


아이들은 초코링 도넛을 따라다니며 우와아— 하고 몰려들었어요.




하지만 도넛들은 하루 이틀 지나자 궁금해졌어요.


“근데 있지...우리 숙제는 누가 봐줄까?”


"우리가 만약 달려가다가 꽝 넘어지면 누가 도와줄까?"






도넛마을에는 무슨 일이 생길 때 마다


소리 없이 나타나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 해결사가 있었어요.


그건 바로 쫀득찹쌀 도넛이었어요.




쓰레기통이 넘칠 때,


공이 찢어졌을 때,


누가 넘어졌을 때——


쫀득찹쌀 도넛은 말없이 다가가 조용히 손을 내밀었어요.


“나는… 조용히, 오래 들어줄게요.”


목소리는 작았지만, 아이들은 그 따뜻한 마음을 금방 알아챘죠.






도넛마을의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어요.


대통령 후보로 나온 도넛들은 모든 도넛들이 모인 앞에서


자신을 새로운 대통령으로 뽑아달라며 힘찬 연설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쫀득찹쌀 도넛의 차례가 되었어요.




“뭐야... 쫀득찹쌀 도넛도 대통령 후보라구? 대통령은 커녕 말 한 마디 제대로 못 하잖아!”


“그러니까 말이야~! 쟤는 연설도 안 해. 심심해~”


쫀득찹쌀 도넛의 옆에서 딸기글레이즈와 초코링이 쿡쿡 웃을 때마다, 쫀득찹쌀 도넛은 더 작아졌어요.


자신없이 도넛들 앞에 서 있는 쫀득찹쌀 도넛의 모습을 보며,


도넛친구들도 고개를 저으며 쫀득찹쌀 도넛을 뒤로 한 채 등을 돌려 하나 둘 자리를 떠났어요.


쫀득찹쌀 도넛은 친구들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우르릉 쾅!!!!!!!!!!!!!


초코잼산에서 터진 크림폭풍이 온 마을을 뒤덮었어요.


“으아아아!”


마을의 모든 도넛들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우왕좌왕했죠.




그때였어요.


무섭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도넛들 사이에서 조용히 움직인 도넛이 있었어요.


바로,


쫀득찹쌀 도넛!




“이쪽으로! 여긴 안전해요.”


“먼저 넘어진 친구부터 도와요.”


쫀득찹쌀 도넛은 차분한 목소리로 당황한 도넛들을 안심시켰어요.




쫀득찹쌀 도넛의 작고 부드러운 손이 바쁘게 움직였어요.


어쩔 줄 몰라하던 아이들도 하나둘, 그 손을 따라가기 시작했죠.






크림폭풍이 지나가고, 도넛마을은 다시 조용해졌어요.


그리고 그날 밤, 대통령 투표가 끝나고


마침내 투표함이 열렸어요.




두구두구두구~!




“도넛나라의 새로운 대통령은—— 쫀득찹쌀 도넛!”


최종 투표결과가 적힌 전광판에는 쫀득찹쌀 도넛의 표가 가장 많았어요.




“내가요…? 새로운 대통령이라구요....??”


쫀득찹쌀 도넛은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도넛들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놀라 그 자리에 굳어버린 것처럼 서 있는 쫀득찹쌀 도넛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토닥, 손을 꽈악 잡으며 이야기했어요.


“너는 말은 느리지만, 마음은 가장 먼저 움직였어.”


“네가 있어서 우린 안전했어.”


따뜻한 도넛들의 말에 쫀득찹쌀 도넛의 얼굴은 환하게 빛났어요.







드디어, 도넛마을의 새로운 대통령 취임식 날,


쫀득찹쌀 도넛은 키 작은 도넛을 보고 말했어요.


“의자가 너무 높으면… 발판을 놓아주면 돼요.”


그 순간, 도넛나라에 해가 비췄어요.


말은 느리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빠른 대통령.


쫀득찹쌀 도넛의 시대가 시작됐어요.






“쫀득쫀득, 말은 느려도 마음은 꽉 찼지!”


“도넛나라는 돌고 돌아, 누가 진짜 돌보는지 알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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