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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 마음을 사로잡는 글과 음악, 그림. 장르와 형태는 달라도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
바로 어딘가 모를 극적인 틈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고, 마음을 놓을 즈음 다시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진다.
평안을 기대할 무렵, 서사의 흐름은 눈치 없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 송곳처럼 뒤틀린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런 불편하고 뒤틀린 순간에서 강렬한 몰입을 경험한다.
서사의 그 어긋남은 감정의 여진을 남기고, 그 여진은 오래도록 마음을 붙잡는다.
그 지점이야말로 매혹적인 장면이고, 가장 인간적인 순간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협화음 같은 상태를 추구한다.
물통 속 찰랑이는 물결이 점차 잔잔해지기를 기다리듯, 일상의 고요와 평화를 바란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늘 미동도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면, 우리는 과연 삶에서 무엇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사실 우리가 잘 해내야 하는 일은, 협화음 같은 상태만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삶의 적절한 지점,
적절한 타이밍에 불협화음 하나쯤은 끼워넣을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할지도.
불협화음은 삶을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일 수 있다.
그 어긋남 덕분에 화합의 순간은 더 반짝이고,
그 혼란 덕분에 평화는 더 깊어진다.
삶의 리듬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