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패배의 품격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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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과 ‘패배’라는 단어의 조합은 어딘가 낯설다. 아마도 우리 마음속에 각인된 패배의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진다’는 말은 쓸쓸하고 기운 빠지는 느낌을 쉽게 지울 수 없다.


하지만 ‘품격 있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순간, 단어의 어감은 완전히 달라진다. ‘패배’가 수동적인 느낌이라면, ‘품격 있는 패배’는 오히려 자신의 선택처럼 느껴진다.


주관과 의지로 기꺼이 감수한 패배라니. 때로는 피 터지는 승부 끝에 얻은 승리보다 더 우아하게 다가온다.

승부의 과정에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태도. 자신의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 패배를 인정하는 겸허함.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에 대한 단단한 믿음을 지닌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승부는 언제나 승리와 패배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서로를 존중하며 승부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일까지가 승부의 진짜 끝이라면—우리 모두 품격 있는 패배자가 되어보자.


패배도 얼마든지 품위 있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증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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