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무게중심

by 휴운

*


요즘 나는 걷다 보면 자꾸 오른쪽으로 쏠린다.

몸이 기울어진다는 얘기다. 기분 탓인가 싶다가도 거울 앞에 서면, 아, 진짜다. 오른쪽 어깨가 살짝 올라가 있다. 어쩐지 가방도 자꾸 거기 걸게 된다.


한의원에 갔더니 골반이 틀어졌단다. 아아, 내 골반이 나보다 먼저 휘청이고 있었구나. 왼쪽 다리보다 오른쪽 다리가 살짝 짧다고도 했다.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왼쪽 다리에 미안해졌다. 너무 오래 균형을 혼자 책임지게 한 건 아닐까.


몸만 그랬을까? 마음도 그랬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감정.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 너무 오래 무시하다 보면 마음도 틀어진다. 중심이 어딘지도 모르고 계속 가면, 결국 나를 잃는다.


그래서 요즘은 자주 멈춰 선다.

물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지금 나는 어디쯤 서 있는가. 너무 오른쪽인가, 살짝 왼쪽인가. 중심은 아직 살아 있나.


완벽하게 중심을 잡진 못해도,

자꾸 묻다 보면

그게 내 중심이 되어줄 것 같다.

틀어져도 괜찮다.

자주 돌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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