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바꾸기 대작전

우리 엄마 김밥의 비밀은 딱 세 가지야!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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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다리던 현장체험학습 날!

소풍날의 꽃, 바로 도시락이다.

엄마는 새벽부터 부엌에서 분주하셨고,

나는 기대에 부풀어 이불 속에서 몰래 웃었다.



‘토끼 모양 김밥에, 꼬마 돈까스, 그리고… 미니 핫도그까지!’

생각만 해도 배가 꼬르륵 소리를 냈다.

내 도시락을 열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

‘...이게 뭐야?’

귀여운 캐릭터도, 알록달록한 과일도 없이

딱 김밥집에서 파는 것 같은 평범한 김밥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예쁜 도시락을 기대했던 마음이 스르르 꺼졌다.



“나는 스펀지밥 김밥! 용가리 치킨도 있어!”

“나는 문어 소세지랑 병아리 메추리알! 샤인머스캣도!”

수빈이와 윤하가 도시락 자랑을 늘어놓자,

나는 내 도시락을 도저히 꺼낼 수가 없었다.



"하연아, 너는 뭐 싸왔어?"

"어... 아직 안 꺼냈어. 조금 이따 먹을래..."

"그럼 우리 화장실 좀 다녀올게! 너도 얼른 꺼내놔!"

수빈이와 윤하는 자기 도시락을 돗자리에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수빈이의 핑크색 도시락이 눈에 들어왔다.

뚜껑 위에 스펀지밥 스티커가 반짝였다.

그 도시락 안엔, 아마 내가 꿈꾸던 메뉴들이 들어 있겠지.



‘...그냥, 바꿔버릴까?’

괜찮을지도 몰라.

수빈이 도시락은 내 도시락이랑 똑같은 모양이니까...

잠깐만 바꿔도 괜찮지 않을까?



‘딱 한 번만이야… 아무도 모를 거야.’

나는 수빈이의 도시락과 내 가방 속 도시락을 몰래 바꿨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볼이 달아올라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연아, 많이 기다렸지? 얼른 먹자!"

뒤에서 수빈이와 윤하가 씩 웃으며 달려왔다.

나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도시락을 꺼냈다.

뚜껑을 열자―

노란 스펀지밥 김밥, 용가리 치킨, 핫도그가 반짝인다.



"어...? 우리 엄마가 바쁘셨나?"

수빈이가 도시락을 열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 도시락 안에는, 내가 가져온 평범한 김밥이 담겨 있었다.



나는 수빈이 도시락에서 치킨을 하나 집어 먹었다.

‘우웩… 너무 짜…’

차가워서 입 안에서 퍼석퍼석했다.

핫도그도 딱딱하고 식어 있었다.



그런데 수빈이는 우리 엄마 김밥을 입에 넣더니, 눈이 동그래졌다.

“헉! 진짜 맛있다! 우리 엄마 김밥이 이렇게 맛있었나?”

그 말에 나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수빈아, 사실은 말이야… 그 도시락… 내 거야.”

나는 입술을 꾹 깨물고 고백했다.

눈을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수빈이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쩐지! 김밥이 너무 맛있더라!

사실 나, 하연이 너희 엄마 김밥 맨날 부러웠거든!

우리 엄마는 모양은 예쁘게 싸는데, 김밥은 별로 맛 없단 말이야.

다음에도 도시락 바꿔주라~ 하하하!"

그 말을 듣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이렇게 맛있는 김밥을 싸 준 엄마 생각이 났다.

괜히 미안하고, 고마웠다.



"우리 엄마 김밥의 비밀은 딱 세 가지야!

사랑, 정성, 그리고… 깻잎! 히히~"

"우와~ 진짜 그러네! 이 깻잎 향이 맛의 비밀이었구나!"

우리는 함께 도시락을 나누어 먹으며, 깔깔 웃었다.

도시락 바꾸기 대작전은 실패였지만―

우리 마음은, 김밥처럼 꽉 차고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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