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핑크 형광펜 일곱 번)
알람보다 먼저 눈이 번쩍!
오늘은 달력 7일에 내가 일곱 번 동그라미를 친 내 생일이다.
토끼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거실로 성큼 걸어 나갔다.
“보미야, 웬일이니? 스스로 일어났네?”
“누나,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
엄마는 눈이 둥글, 동생은 장난기가 반짝.
하지만 축하라는 말은 없었다.
‘내 생일인데…’
목구멍까지 올라온 소리만 꿀꺽 삼켰다.
서운함이 톡, 톡, 마음 속에 떨어졌다.
교실 문마다 기대가 부풀었다 꺼졌다.
“보미야, 생일 진짜 축하해!” …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급식시간, 김치볶음밥이 맛있어도 젓가락이 느렸다.
‘혹시 친구들이 나를 안 좋아하나?’
운동장 모서리를 혼자 빙글빙글 돌았다.
발끝엔 흙먼지가, 속마음엔 먹구름이 덕지덕지.
심호흡—
복도로 새어 나오는 빛이 하나도 없다.
‘정전인가?’
살그머니 문을 열었다.
“짜――잔!”
불이 환히 켜지며
풍선·종이 왕관·초 켜진 케이크가 눈부시게 터졌다.
친구들이 달려오며 외쳤다.
“보미야, 생일 축하해!”
“놀랐지? 서프라이즈 성공!”
먹구름 속 가슴에서 폭죽이 팡! 팡!
눈물이 팡! 팡! 터졌다.
“우리가 일부러 모른 척한 거야.
엄마, 아빠, 동생까지 비밀 작전!”
친구들의 으쓱한 얼굴을 보니
서운함은 사르르 녹고
고마움이 반짝반짝 솟았다.
케이크 앞, 숨을 들이켜 두 손을 모았다.
“하나, 둘, 셋!”
후우―
촛불이 꺼지고 희미한 연기가 천천히 천장까지 올라갔다.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게 해 주세요.’
연기가 사라지자
친구들의 웃음이 별똥별처럼 쏟아졌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나를 기억해 주는 마음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빛나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