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첫 걸음으로 충분히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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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상투적인 표현이라 생각하는가. 사실 시작 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는 의미로 누구에게나, 그리고 스스로에게 스스럼없이 건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익숙한 말이라고 해서 그 말의 의미가 레토르트 식품처럼 여겨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바. 그만큼 처음을 실천하는 것은 큰 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을 망설이게 되는 가장 큰 걸림돌은 기대하는 마음이 아닐까. 이왕이면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고, 멋진 것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 실패와 좌절이 없기를 기대하는 마음들이 하나 둘 크고 작은 돌덩이가 되어 가보지도 않은 길 위를 덜컹이는 비포장도로로 만들어버리고 만다.


결국, 관습적인 말로 들리겠지만 새로운 길의 입구에 서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일단 걸어보는 일이다. 한 걸음을 내딛어 보는 일. 이런 저런 생각들로 돌덩이들을 길 위에 마구 투척하기 전에 아무 발자국도 닿지 않은 길을 내가 먼저 걸어 보는 일. 최고기록으로 달려 나갈 필요도 없고 멋지게 모델 워킹을 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만약 가도 가도 이건 정말 아니구나, 싶으면 어떤가. 그럼 다시 돌아오면 되지 뭐. 출발점도 도착지점도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맘껏 너그러워진다.


첫 걸음은 일단 스스로에게 주는 기회라 생각하며 거침없이 내딛어보자. 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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