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답정너는 내가 답을 정해도 괜찮은 너, 라는 믿음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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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뭐가 좋아? **씨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숨쉬는 순간마다 수없이 선택의 순간이 주어진다. 선택이라는 것은 나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내 주관만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이기도 하다.

선택에 따라오는 결과와 책임. 그리고 내 선택이 누군가에게 미칠 영향 같은 것들로 인함이다. 오죽하면 결정장애라는 단어까지 생겨났을까. 그만큼 과감하고 쿨한 선택과 의사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세상이다.

사회생활 속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 날의 점심메뉴나 카페에서의 음료 정하기와는 또 다른 차원의 의사결정의 순간들 속에서 고뇌에 휩싸이게 된다. 게다가 나의 실수를 무한정 감싸안아줄만큼 관대한 분위기가 아니라면, 나의 주관 같은 것은 꾹꾹 숨기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답은 내가 이미 정해두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이렇게 내 의견을 숨기지 않고 가감없이 전할 수 있는 사이가 몇이나 될까. 상대에게 불쾌감이나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마음을 편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조금은 철없이 구는 듯 보여도, 나를 이해해 주리라는 믿음. 좀 그래도 괜찮을 것 같은 사람. 그리고 나 역시 상대방이 정해 준 답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있는 편한 사이. 그런 믿음이 전제 된 관계가 사실은 점점 더 아쉽고 귀해지는 요즈음이 아닐까.

답정너는 사실 내가 눈치 보지 않고 내 의견을 가감없이 전해도. 내가 정한 답에 무조건 ‘예스’라고 끄덕여주리라는 당신에 대한 믿음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래, 그래. 일단은 힘껏 동의해 주자.

맞잡아주기를 바라며 내민 그 손을, 꼬옥 잡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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