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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만이 알고 있는 가면이 있다. 하나일 수도 있고 여러개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가면은 상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어린시절의 나는 가면을 쓴다는 것이 마치 이중인격을 지니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짜의 마음을 숨긴 채로 내 마음과 다른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 내 모습에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 가면을 쓴다는 것은 그 상황에 잘 대처하는 것이라고. 진짜의 나를 보여주는 것이, 숨기지 않고 내 마음을 드러내는 것만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살다보면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해야만 할 때도 있고 상대가 원하는 모습의 가면을 쓴 채로 상대를 대해야 할 때도 있다.
어쩌면 세상을 유연하게 잘 살아가는 일은, 내가 지닌 가면을 적재 적소에서 잘 바꾸어가며 능청스럽게 연기를 해내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