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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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그 분야도 무척 다양하고 아주 세세하게 나뉘어져 있어 볼 때마다 감탄과 동시에 왠지 숙연해지기도 한다. 주어진 인생 중 몇 십년의 시간동안 어떻게 한가지의 일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었을까.

그래서일까. 맛집을 고르는 나름의 다양한 기준이 있겠지만, 나에게는 딱 한가지 더. 신뢰도를 급격하게 높여주는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던 곳,이라는 타이틀이 있으면 왠지 더 믿음이 간다. 3대천왕에 출연한 집, 6시 내고향에 나왔던 집, 생생 정보통 몇회 방영되었던 집 등등. 무수한 광고 문구들 보다도 '생활의 달인' 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문패 앞에서는 왠지 가볍게 느껴진다.

시대는 너무나 빨리 변해가고, 더불어 기술의 발전도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이루어진다. 반죽기계가 버튼을 누르면 반죽을 해 주고, 김밥을 올려두기만 하면 1mm의 차이도 없이 가지런히 썰어주고. 인터넷으로 주문만 하면 오븐에 넣고 구을 수 있는 베이킹 생지들을 구입할 수 있지만 여전히 오래전부터 자신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하나하나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번거롭고 많은 품이 들고, 어쩌면 비효율적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손길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루어낸 것들은 결코 가볍지 않으리라는 믿음.

이 세상의 모든 분야에서 생활의 달인으로 등극한 모두에게, 진심어린 존경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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