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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근육은 잘 보이지 않는다.
거울 앞에서 힘을 줘도
눈에 띄게 솟아오르지 않고,
사진을 찍어도 자랑할 구석이 없다.
그런데도 몸의 중심은
늘 그 조용한 근육들에 의해 지탱된다.
코어를 단련한다는 건
화려한 동작보다
흔들리지 않으려는 연습에 가깝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애쓰기보다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아주 미세하게 힘을 조절하는 일.
숨을 들이마시고,
배꼽을 등 쪽으로 당기고,
가만히 버티는 시간.
살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안에도 코어근육 같은 게 있지 않을까 하고.
남들 앞에서는 별로 티 나지 않지만
하루를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 주는 힘.
갑자기 쏟아지는 말들 앞에서
필요 이상으로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마음의 근육.
이 근육은
칭찬으로 갑자기 커지지 않는다.
다만 반복으로 단단해진다.
할 수 없을 것 같은 날에도
일단 하루를 살아내고,
괜찮지 않아도 너무 무너지지 않기로 선택하고,
스스로를 함부로 포기하지 않는
그 조용한 누적들로.
코어근육이 강해지면
자세가 달라진다고 한다.
나도 요즘 조금 알 것 같다.
마음의 중심이 생기면
세상을 대하는 각도가 달라진다는 걸.
크게 흔들리지 않아도
제자리에서 버틸 수 있다는 감각.
오늘도 나는
눈에 띄지 않는 근육을 쓴다.
아무도 몰라도 괜찮은 힘.
내가 나로 서 있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단단한,
그런 코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