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팅데이, 필수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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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케익의 삼각 모서리를 포크로 스윽 잘라내어 입에 쏘옥 넣은 뒤 뜨끈한 커피 한 모금. 파사삭 부서지는 크로와상의 바삭임. 연기가 폴폴 나는 소스를 듬뿍 머금은 파스타의 꾸덕한 면빨.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 속 삐죽한 가시들이 사르르 녹아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아무리 인간이 고차원적 사고를 하는 영장류라고 하지만 결국은 이런 일차원적인 쾌락들 앞에서는 본능에 충실해지고 마는걸.

아무리 건전하고 좋은 것이라도 너무 건전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다. 피천득 선생님께서도 수필의 여러가지 아름다움 중의 하나가 파격미라고 하지 않으셨는가. 고요한 수면에 돌맹이 하나 던진 듯한 파장이 때로는 우리의 삶 속에서 꼭 필요할지도 모른다.

옳은 것, 건강한 것, 바람직하고 무해한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가끔은 삐뚤어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건전한 것보다 즐겁고 짜릿한 것이 적절한 양념이 되어 삶을 이겨낼 수 있는 활력이 된다. 일탈이 이어지면 ’일탈‘이라고 칭할 수 없듯이 무난히 이어지는 나날들 속 소소한 변주를 즐겨보자. 용기를 내어 보자. 생각보다 그리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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