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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제목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어쩜 나와 같은 장래희망을 가진 분이 있을까! 하는 내적 친밀감과 함께. 어린 시절의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을 갖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다면 이제 직업을 가진 사회인으로써 장래 희망은 조금 다른 의미일 것이다. 아마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되고 싶은 인간상, 추구하는 방향성과 비슷한 의미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나의 장래 희망은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왠지 '귀엽다'와 '할머니'는 조금 이질적인 단어의 조합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보통 나이듦의 의미가 상징하는 바는 성숙함, 우아함, 기품과 무게, 차분함의 이미지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 귀엽게 나이드는 것이 우아하게 나이드는 것 못지 않게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어린 아이들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존재 자체가 귀엽다. 하지만 할머니가 귀엽게 느껴지기란 쉽지가 않다. 까딱 포인트가 어긋나면 주책스러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고수는 요란하지 않은 법이다. 굳이 나의 지혜로움과 내면의 깊이를 표면에 드러내지 않더라도 나라는 사람의 엑기스는 숨겨지지 않는 법이라 생각하는 바이다. 물론, 그 진국은 진짜 진국이어야 하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단단한 내면을 지녔으나, 무해하고 몰랑한 모습으로 나이드는 사람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너무 심각하지 않게, 조그만 것에 더 감동하고 마음의 울림을 느끼는. 모든것에 덤덤해지지 않고 기쁨도 슬픔도 투명하게 드러내며 아이같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다.
거칠은 이 세상에서, 무해함을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강한 사람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