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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개그는 대체로 웃기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웃기려고 태어난 농담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공기가 한 박자 늦고, 반응을 기대하는 눈빛이 먼저 와 버린다. 그 짧은 정적 속에서 우리는 웃을지 말지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간이 지나면 그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그때는 웃지 않았는데, 혼자 있을 때 피식 웃게 된다. 농담이 웃겨서라기보다는, 그 농담을 던진 사람의 마음이 떠올라서다. 웃기고 싶었던 순간, 분위기를 풀어보려던 시도, 혹은 그냥 말하고 싶었던 마음 같은 것들.
아재개그는 대개 계산이 없다.
센스보다는 용기가 앞서고, 타이밍보다는 진심이 먼저 나온다. 그래서 실패할 확률도 높지만, 대신 숨길 것도 없다. 웃기지 않아도 괜찮다는 얼굴로 던져지는 농담은 묘하게 사람을 느슨하게 만든다.
가끔은 생각한다.
요즘 농담들은 너무 똑똑해졌다고. 웃기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안전한 선에서만 맴돈다. 그에 비하면 아재개그는 좀 무모하다. 넘어질 걸 알면서도 한 번 더 던져본다.
그래서 나는 아재개그를 완전히 싫어하지는 않는다.
웃기지 않아도 괜찮은 농담이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모든 말이 박수 받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라면, 아재개그 정도는 계속 살아남아도 좋지 않을까.
오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농담을 던지고, 누군가는 애써 웃어주거나 못 웃은 척 지나친다.
그 어색한 순간까지 포함해서, 아재개그는 생각보다 인간적인 농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