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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라는 말은 묘하다.
그 한마디에는 시간의 길이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 많이 담겨 있다.
오랜만에 연락해.
오랜만에 이 길을 걸어본다.
오랜만에 네 생각이 났다.
우리는 자주 무언가를 미뤄두고 산다.
당장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조금은 어색해질까 봐, 아니면 그냥 바빴다는 핑계로. 그러다 어느 날 불쑥, 마음 한쪽에서 먼지가 털리듯 어떤 이름이 떠오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문장을 시작한다.
“오랜만이야.”
이 말은 변명 같기도 하고, 용기 같기도 하다.
그동안 자주 찾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그래도 여전히 네가 내 안에 남아 있었다는 고백이 동시에 들어 있으니까.
오랜만에 꺼내 입은 옷은 몸에 살짝 낯설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은 대화의 속도가 조금 어색하다.
하지만 몇 마디 지나고 나면 이상하게도 예전의 온도가 돌아온다.
시간이 완전히 우리를 바꿔 놓지는 못했다는 안도감 같은 것.
나는 요즘 ‘오랜만에’를 자주 쓰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조금 더 자주 떠올리고, 조금 더 자주 안부를 건네보려 한다. 오랜만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만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또다시 말하게 되겠지.
오랜만이야.
아마 우리는 그렇게, 조금 늦게 도착하는 마음들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