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글

봄바람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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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은 늘 예고 없이 온다.

달력이 3월을 가리키고 있어도 바람은 아직 차갑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공기의 결이 달라진다. 코끝을 스치는 냄새가 조금 부드러워지고, 괜히 창문을 한 번 더 열어보게 된다.


사실 봄바람이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벚꽃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하루를 바꿔 놓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계절이 방향을 틀고 있다는 신호처럼 스쳐 지나갈 뿐이다. 그런데 그 사소한 변화가 마음을 먼저 건드린다.


겨울 동안은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아차린다. 춥다는 이유로 서둘러 걷고, 괜히 말수가 줄고, 약간은 움츠러든 채로 지냈다는 걸. 봄바람은 그 긴장을 슬쩍 풀어놓는다. 억지로 기분을 들뜨게 하지는 않지만, ‘이제 좀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봄바람은 거창하지 않다.

다만 조용히 말해준다.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당신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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