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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달랏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유명한 카페, 말하자면 달랏의 스타벅스라고 할 수 있는 라비엣(Laviet coffee) 커피를 찾아갔던 날. 왠지 매일 로컬스러운 카페만 방문해왔던지라, 이런 대형카페의 분위기가 궁금하기도 했다. 찾아가는 길이 그리 험난하지는 않았지만, 또 마냥 수월하지도 않았었던 그 날의 카페투어 여정.
항상 달랏에서 방문했던 조그만 가게들과는 달리, 입구부터 '대형'업장의 위엄이 느껴져 사뭇 새로웠다. 또 그 나름의 신선함을 느끼며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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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대규모의 공간에 흠칫 놀랐다. 밖에서 보았던 것보다도 훨씬 규모도 컸고,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굿즈들로 가득했기 때문. 원두와 드립백, 컵, 가방, 옷, 커피 관련 물품 등등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내 것과 선물할 드립백 몇개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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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이 무더웠기에, 일단 시작은 아이스라떼로. 갈증에 벌컥벌컥 들이키는 수준으로 마셨던 것 같은데 무난하게 맛있는 아이스라떼였다. 충격적으로 맛있었다기보다는, 예상했던 정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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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이렇게 개운한 커피를 더 선호하는 편.
그래도 꽤 유명하다는 곳인데, 브루잉 커피도 궁금해져서 아이스 드립을 한잔 더 주문했다.
다양한 원두 옵션이 있었는데, 어떤 것을 골랐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입 안을 청량하게 딱 깔끔한 기분이 들게 해 주는 커피였다. 드립커피를 에쏘잔 크기의 앙증맞은 잔에 내어주는 것도 신기했고 자글자글 얼음이 아니라 동그란 왕얼음인 것도 좋았다. 이유는 귀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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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끄적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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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나와 어디로 가 볼까 하다가 핑크성당으로 향했다.
나는 가톨릭도 아니지만, 왠지 특유의 정돈된 차분한 분위기가 좋다. 마침 미사가 시작될 시작 즈음이라 성당 내부도 들어가 볼 수 있겠다 - 싶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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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 환- 한 성당 내부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유럽에서의 성당들은 대부분 어둑하고 매우 엄숙한 분위기의 공간이 대부분이었기에, 그와 대조적인 환하고 밝은 분위기가 더 새롭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차분히 정돈된 모습으로 앉아, 마음을 담아 기도하는 곳에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이리저리 흐물해지고 구겨진 내 마음까지 툭툭, 탁탁. 뽀송해지는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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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주변에 학교가 있었는지 교복을 입은 귀여운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실은, 이런 모습들을 더 많이 담게 된다. 마음이 기우는 풍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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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꽃나무가 많았던 성당의 정원.
천천히 걸으며 정원만 구경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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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아쉬운 마음에 들렀던 숙소 바로 근처의 An cafe. 여행자의 마음으로 에그커피를 주문했다.
베트남 여행을 왔으니, 에그커피 한 잔은 마시고 여행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았다 -는 이유가 하나, 그리고 왠지 달콤하고 찐- 한 강력한 카페인이 고픈 이유가 둘. 불면을 걱정하는 것보다, 본능에 충실히 노란 계란 거품위에 코코아 가루가 톡톡 올려진 커피를 호로록 마시며 달랏 여행의 끝자락을 수첩에 끄적이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