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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방세상 Sep 06. 2022

깨진 도자기를 옻으로 아름답게 이어 붙이는 킨츠키 공예

라떼르 (La Terre)

완벽하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풍요로운 요즘과 같은 시대에 조금은 낯설게 들릴 수 있다. 이들에게 깨진 도자기를 이어 붙이는 킨츠키를 이야기하고 싶다. 깨졌기 때문에 버려지는 도자기가 깨졌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만들어질 수 있는 공예, 킨츠키이다.  


낡고 소박하고 부서진 것을 끌어안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킨츠키

킨츠키(金継ぎ)는 일본에서 유래한 단어로 ‘금으로 수리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일본 도호쿠 예술의 한 종류로 깨진 도자기나 그릇을 송진, 옻을 접합재로 사용하여 금가루, 은가루로 아름답게 장식 효과를 내며 보수하는 공예이다. 

낡고 소박하고 부서진 것을 끌어안아 아름다움으로 승화한 킨츠키는 일본 와비사비(わびさび(侘寂)) 정신과 그 뜻을 같이 한다. ‘소박한 단순함’ 이란 의미의 와비(わび(侘)), ‘절제된 우아함’의 뜻을 지닌 사비(さび(寂))…. 완벽한 도자기가 아니어도 그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고 아름답게 수리하여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것, 와비사비 정신의 킨츠키이다.



금이 가거나 깨지는 도자기를 되살리고 싶어 시작한 킨츠키

도자기를 굽는 과정에서 금이 가거나 깨지는 경우, 모두 버려야만 할까? 완벽하지 않으면 당연히 모두 깨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때마다 안타까움을 느꼈던 조은혜 작가이다. 깨버린 도자기를 다시 되살리고 싶어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킨츠키이다. 

킨츠키(金継ぎ)는 일본에서 유래한 단어로 ‘금으로 수리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일본 도호쿠 예술의 한 종류로 깨진 도자기나 그릇을 송진, 옻을 접합재로 사용하여 금가루, 은가루로 아름답게 장식 효과를 내며 보수하는 공예이다. 

 


킨츠키 작업 과정

목재 위에 바르면 목재 보호 기능을 하면서 광택도 나는 천연도료가 옻이다. 이 옻은 접합제의 기능도 갖고 있어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이어 붙이고, 갈라진 도자기 틈에 채워준다. 그리고 접합한 그 표면에 금가루 혹은 은가루를 붓으로 잘 발라준다. 어찌 보면 간단해 보이는 이 과정에는 옻을 바르고 말리는 건조 작업이 있어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천연 옻 대신 합성수지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합성수지를 사용하면 간단한 작업의 경우 하루에 완성되기도 한다.

깨진 도자기를 이어 붙이며 얻는 힐링

조은혜 작가는 킨츠키를 깨진 도자기를 이어 붙이며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하나의 힐링 작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스트레스, 고민으로 마음이 심란할 때 깨진 도자기 조각을 가지런히 하나하나 붙이다 보면 조각난 마음이 차분해지며 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킨츠키를 배우고 싶어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손을 움직이며 명상하듯이 편안하게 작업하시라고 항상 말한다. 편안하게 차분하게 작업을 통해 힐링을 얻고, 그 속에서 더 아름다운 작품을 얻을 수 있다.


상처는 부족함이 아닌 더 아름다워지는 과정 

도자기는 사실 완벽하는 공예이다. 매끈하고 균형 잡힌 아름다움을 기대하며 가마에서 구워진 도자기를 꺼낸다. 그런데 보면 금이 가 있거나 흠이 있는 도자기가 분명히 있다. 부족함이 있는 이 도자기들이 킨츠키에서는 아름다운 작품이 된답니다. 조은혜 작가는 킨츠키가 현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 듯하다고 말한다. 화려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요즘의 사회, 그렇기 때문에 살면서 누구든지 상처를 받는다. 이 상처를 부족함으로 여기지 말고 더 아름다운 나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조은혜 작가는 킨츠키를 통해 “상처가 이렇게 아름다워질 수 있어요.”라고 따뜻하게 이야기를 전하는 공방 라떼르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 에필로그

라떼르는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오랫동안 일한 조은혜 작가님의 공방이다. 화려하고 바쁘기만 한 일상생활에서 조은혜 작가는 항상 자연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도예를 배웠고 킨츠키를 공부한 후 과감하게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에 내려와 라떼르 공방을 열었다. 킨츠키와 함께 도예 작업도 함께 하고 있는 조은혜 작가, 아름다운 킨츠키와 더불어 제주 흙으로 빚은 개성 있는 도자기 작품 만들고 있다. 공방에서 킨츠키 작품뿐만 아니라 제주 흙 도자기도 아름다워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제주 흙으로 만든 도자기 그리고 킨츠키에 관심이 많다면 꼭 한 번 방문해 보면 좋은 멋진 공방이다. 수업은 킨츠키만 진행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라떼르 (La Terre)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납읍로 6길 21-4

(인스타그램) la_terre_in_jeju



HAND 2호

글, 사진 이상은


손으로 만듦의 가치를 최고로 여기는 공방세상(https://cafe.naver.com/gongbangworld),

공방세상에서는 공예 매거진 HAND를 통해 우리나라의 다양한 공예 공방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HAND는 교보문고, YES24, 알라딘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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