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41
아기가 어딘가를 짚고 설 수 있게 됨과 동시에, 활동량도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누워 있을 때보다 더 다양한 걸 볼 수 있게 되었을 테고, 기어 다닐 때와는 또 다른 시야로 볼 수 있어 그런지- 아기는 줄곧 어딘가를 짚고 서서 이곳저곳을 열심히 구경하고 탐색하곤 한다. 기어 다니며 탐색하는 것도 물론이고 말이다.
겁도 없이 손에 집히는 대로 다 입으로 가져가는 탓에 덩달아 나 역시도 분주해졌지만, 여기저기를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구경하는 아기가 몹시도 귀여우니 그 정도는 이해해 줘야지!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아기가 장난감보다 더 좋아하는 건, 집에 있는 다양한 생활용품들.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엄마아빠가 사용하고 갖고 있는 건 아기에게 모두 즐거운 장난감이 된다. 다만, 깨끗하지 않은 것들이나 위험한 것들은 아기에게 내어줄 수 없으니 위험하다고, 지지라고 알려주며 물체를 집은 손을 떼어낸다.
그러면 아기는 새로운 것을 탐험하기 위해 곧장 뒤로 돌아 엉금엉금 기어가거나 어딘가를 짚고 서서 또다시 레이더를 켜본다.
‘띠리띠리, 다음 목표물을 찾아내자!’
아기는 바쁘다. 시원한 에어컨에 나는 춥기까지 한데, 아기는 이곳저곳 오다니느랴 몹시 바빠 머릿속이 땀으로 늘 반짝인다.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기의 시선엔 또 어떤 것들이 새로이 보일까? 어떤 것들이 새로 아기의 레이더망에 포착될까?
아기가 조금씩 자라면서 보이는 새로운 행동들과 관심 어린 눈빛에, 나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더 순수해지는 느낌이다.
‘그래, 맞아. 이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니까, 온 사방에 신기하고 새로운 게 많겠지! 나도 그렇게 컸겠지!’ 하고 생각하며, 아기의 시선에서 보려고 노력할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집안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아기가- 이것저것 헤집고 있는 아기가 마냥 귀엽기만 하다.
아장아장 걸으면서, 그리고 우다다다 뛰어다니면서 새로이 보이는 것들에 호기심을 가질 아기의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
함께 손잡고 걸으며, 함께 옆에서 뛰며 아기의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넓어질 수 있도록 든든하게 곁에 있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그런 밤이다.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마흔한 번째 날이다.
남편과 식탁에서 저녁을 먹으려 하는데, 아기가 의자에 앉고 싶지 않아 해서 처음으로 바닥에 앉혀놓고 식사를 시작했다.
놀아달라고 칭얼거릴까 싶었지만, 그건 기우였다.
아기는 우리의 발 밑으로 기어 와서 엄마의자 한 번- 아빠의자 한 번- 번갈아가며 짚고 서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내가 블루베리를 입에 쏙 넣어주면 오물오물하며 아빠 쪽으로 가서 ‘까꿍!’ 하고 말해주는 아빠를 즐거운 듯 올려다보고, 또다시 기어와 내 무릎을 잡고 일어나서 신나는 듯 궁둥이를 위아래로 씰룩거렸다.
귀여운 녀석!
매일 느끼는 것이지만, 오늘도 아기는 또 많이 자랐다.
언제 이렇게 자라나 싶을 정도로 신기하게, 무럭무럭 또 자라 버렸다.
이제 돌이 되기 꼬박 이주일밖에 남지 않은 지금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일 년이라는 시간은 아기에게도 참 버라이어티하고 도전적인 시간이었을 것 같다.
많은 것을 혼자 해내느라 애쓴, 가끔은 땀을 흘리면서까지 부단히 연습해 준 우리 아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아기의 곁에서 늘 붙어있으며 아기를 도운 나보다, 새로운 세상을 익히기 위해 아기가 어쩌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아기야! 지금처럼 아기가 새로운 세상을 배우기 위해 노력할 때 언제나 엄마아빠가 든든하게 있어줄게! 엄마아빠가 알려주지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척척 연습하고 또 연습해 줘서 고마워. 기특한 우리 아가 사랑해!‘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지는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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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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