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68
오늘은 우리집에 친구가 아기를 보러 놀러 온 날!
아기가 몇 번 본 적 있는 이모이지만, 혹시 낯을 가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 반- 그리고 우리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에 기대 반이었다.
’띵동- 아기야 이모 왔다!‘
현관문이 열리고 친구가 빼꼼 얼굴을 보이니, 아기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친구를 반겨주었다. 간혹 낯선 사람을 보면 으앙 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아기인데, 이렇게나 이모를 좋아하다니! 엄마의 친한 친구라서 좋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며, 오늘 하루 잘 보내겠다 싶어 기쁜 마음이 들었다.
역시나 친구와 함께 있는 동안, 아기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친구와 나의 얼굴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아기와 친구는 두세 달 전에 보고 이번에 다시 만났는데, 그 사이에 아기가 많이 커서 이모와 제법 장난도 치며 노는 모습이- 순간 몹시 소중하게 느껴졌다. 내가 낳은 우리 아기와 나의 절친한 친구가 함께 웃고 있는 장면이 너무 예뻐 보였기 때문이다.
그 순간을 오래 기록하고 싶어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마구 담아보았다.
아기 앞에서는 철없는 우리의 모습을 잠시 숨겨두되, 대신 장난기 많은 우리의 모습은 마구 방출해 보였다. 그래서 아기가 그렇게 내 친구를 좋아한 걸까! 엄마와 비슷하게 장난꾸러기 재질이 있는 이모라서?
대학시절을 함께한 친구와 이렇게 어른의 모습으로 아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는 아기의 엄마로, 그리고 친구는 아기의 이모로!
우리가 언제 이렇게 어른이 되었을까, 하며 흘러간 시간을 추억해 보았다. (둘이 있으면 여전히 철이 없어서, 우리가 어른이 된 게 맞을까 싶을 때도 있지만 말이다. 하하!)
앞으로 무럭무럭 자라날 우리 아기와 내 친구가 함께하는 순간들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만약 친구도 아기를 낳으면, 우리 넷이서 어떤 추억을 만들게 될까?
모처럼 아기의 예쁜 모습을 조금 먼발치에서 많이 담을 수 있었던, 소중한 날이었다.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예순여덟 번째 날이다.
친구와 함께 집에서 아기와 시간을 보낸 뒤, 오래간만에 뒤이어 저녁 약속을 나갔다.
오랜만에 퇴근하는 회사원들이 즐비한 거리로 나서니, 참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왔다.
집에서 매일 아기를 보며 나는 너무 작은 세상에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 순간 또한 내 인생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시절이라 생각이 들기에 그다지 울적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이 다양한 넓은 세상에서- 내 인생도 잃지 않고 잘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온 마음 다 해 아기를 키우고 있지만 결코 나를 잃지는 말자는 다짐 말이다.
아기는 아기로서, 나는 나로서 존재해야 서로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다지며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바삐 옮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