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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튤립 Oct 29. 2024

100일간 글쓰기, 드디어 해냈다!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100

'감사하죠', '감사한 일이야'

우리 엄마는 감사함을 곧잘 표현하신다.


'고맙네', '너무 행복해'

우리 아빠는 매사에 긍정적이시다.


'부정적인 말은 하지 말자'

남편은 말에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은,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알고 긍정적이며 또 말의 힘을 믿는다. 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는 시간 동안 나도 곁에서 물들어가며, 매 순간순간을 감사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이라 때론 어렵고 힘들기도 한 육아의 길 속에서도 '감사함'을 찾으며 아기와 시간을 보낼 수 있던 것도 모두 우리 가족 덕분이다.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를 시작할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살아갈 수많은 날 중에 고작 백일뿐인데, 매일 글 쓰는 이것 하나 못하면 나는 앞으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야! 그렇지만 내가 이 도전을 하루도 빠짐없이 해낸다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이다.


이 감사일기 덕분에 매일 생활하는 동안 감사하고 기분 좋은 일들을 수집하게 되었고, 저녁이 되면 하루를 돌아보며 내 감정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긍정의 감정들이 하루하루 쌓여나가서, 육아를 하는 동안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힘을 되려 받기도 했다.


이렇게 긍정적 감정의 선순환을 느끼며, 백일 동안 나는 세세하게 하루하루의 감정을 기록해 나갔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혼자 하겠다고 결심한 뒤부터 저녁을 먹고 뒷정리, 운동, 하루 마무리 등을 한 뒤 12시가 되기 전까지 글을 올리기 위해 매일 손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너무 피곤한 날이어도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 글을 썼고, 또는 일정이 있어서 집에 늦게 들어오게 되는 날에도 오가는 길에 틈틈이 글을 써놓고 집에 들어와서 신발만 벗어던지고 글을 마저 완성해 올렸다.


남편과 엄마아빠는 너무 피곤하면 하루 즈음은 건너뛰어도 아무도 뭐라 안 한다고, 피곤해하는 나를 보며 안쓰러워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누가 뭐라 하는 것보다 내가 나에게 실망하기 싫은 것이 더 컸기에, 나는 나와의 약속을 꼭 지키려고 노력했다. '이게 바로 엄마의 힘이 아닐까!' 하며 말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로써 나와의 약속을 지켜냈다!


어떤 책을 읽고 '백일 간 글쓰기? 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데,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끝이 흐지부지되면 창피해서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던 날들을 뒤로하고, 백일 간 글쓰기를 드디어 해냈다.


이로써 나는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었다.


'다음 도전은 또 뭘 해볼까?' 고민하고 있는 나를 보고 남편이 '헉'하는 눈치를 보였지만, 조만간 또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볼 것이다. 새로운 도전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줌이 분명하니까.


가끔은 이렇게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스스로를 괴롭혀야 비로소 한층 더 성장하게 되니 말이다.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백 번째 날이다.


무더운 여름이었던 7월에 호기롭게 도전을 시작하고 어느덧 10월 말, 연말이 훌쩍 코 앞으로 다가왔다.


되돌아보니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를 시작하고서, 별다른 일 없이 무탈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음이 참 감사한 일이다. 감사일기 덕분인지, 내가 이 글을 쓰는 구십구일 간은 눈물 흘리는 일 없이 대부분 행복한 시간들로 매일을 보내왔다.


그리고 오늘 저녁시간.

이제 본격적으로 아기의 자아가 생기려는지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짜증을 부리는 덕에, 저 깊숙이 숨겨져 있던 눈물이 불쑥 나와버렸다. 설거지거리를 싱크대에 갖다 놓는데 그 순간 정말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더니 이내 또르르르 흘러내려서, 아기의 귀여운 모습을 내게 보여주려고 다가온 남편이 화들짝 놀라버렸다.


'왜 그래 여보야!!!'


흐르는 눈물을 재빨리 훔치고, 코앞으로 다가온 운동시간을 확인하곤 서둘러 집을 나서며 생각해 보았다.


'자아가 형성되며 아기의 짜증과 고집이 더 늘어난다는데, 이걸 아기의 짜증과 고집이라고 생각하면 나만 더 힘들어질 거야. 신생아 때 아기가 모든 표현을 울음으로 내게 했듯, 짜증과 고집 또한 아기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해 보자'라고 말이다.


이 마음가짐이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그간 흘리지 않던 눈물을 조금 흘려버린, 100일간의 감사일기 마지막 날인 오늘.


기분이 많이 좋아진 지금에서야 '혹시 그 눈물이 기쁨의 눈물은 아니었을까?' 하고 나 좋은 대로 생각해 보며, 긴 대장정을 이렇게 마무리해보려 한다.


이 감사일기를 쓸 수 있도록 엄마 품에 선물처럼 와준 우리 아가에게, 그리고 100일간 밤마다 글을 쓸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준 남편에게 사랑의 인사를 한 가득 남겨보며-


'모두모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글을 읽어주신 많은 분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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