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태우고 운전은 처음이라 두렵지만,
운전은 할 줄 알지만, 뒷자리 카시트에 아기를 혼자 태운 채 운전을 하기 두려워 생후 8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문화센터를 등록했다. 물론 택시를 타고 다닐 수도 있었지만,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갈 용기가 나지 않아 그마저도 단념했던 날들이었다.
세 가족이 함께 차를 타고 여기저기 다녔기에, 이제 혼자서도 잘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처음으로 아기와 둘이 차를 타고 주차장을 나섰다.
동요를 틀고, 큰 소리로 동요를 따라 불러주며 아기가 즐거울 수 있게 할 수 있는 노력이란 노력을 다 했다.
룸미러 너머로 무언가 불안한 표정이 보이면, 차가 정차했을 때 엉덩이를 살짝 떼고 잘 닿지도 않는 팔을 뻗어가며 아기가 좋아하는 떡뻥을 손에 쥐어주었다.
차 안에서 나의 목표는 ‘안전운전 그리고 아기 울리지 않기!’ 그뿐이었다.
엄마의 노력을 아는지, 문화센터에 가는 20분가량 동안 바깥 구경을 요리조리 하며 잘 있어줘서 무사히 그리고 안전히 도착할 수 있었다.
백화점에 무사히 도착해서 카시트를 보니, 내가 쥐어줬다가 놓쳐버린 떡뻥 세 개와, 먹다가 놓쳐 눅눅해진 떡뻥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예전 같으면 얼른 카시트를 닦기 바빴겠지만, 이제는 안전히 우리 둘이 백화점에 잘 왔다는 그 자체만으로 너무나 기뻤다.
(카시트에 묻은 떡뻥은 며칠이 지나고서야 닦을 수 있었다. 아기와 단 둘이 있으면 정신이 더 없어진다!)
정신없던 찰나 유모차를 가져갈까 말까 하다가, 금방 집으로 돌아갈 것이기에 아기를 한 손에 안고 문화센터를 간 것이 화근이었다. 8킬로가 되어가는 아기를 한 손에 안고, 한 손엔 아기띠와 짐을 드니 팔과 어깨가 빠질 듯 아파왔기 때문이다. 다음엔 꼭 유모차를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을! 혹은 잠깐이라도 아기띠를 하고 올라가야 편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아기는 집중력이 짧아 그런가, 성인 강좌보다 수강시간이 훨씬 짧은데- 40분의 강좌를 듣기 위해 집에서부터 거의 한 시간 반 가량 전부터 슬슬 짐을 챙기고, 아기 옷을 갈아입히고, 내 옷을 갈아입고, 아기 컨디션을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현관을 나설 수 있게 된다. 아기가 울려고 시동을 걸면 주기 싫은 쪽쪽이도 물려주며 울지 않게 달래기도 해야 한다.
아기가 없을 때에는, 아기를 데리고 백화점 문화센터에 가는 일이 이렇게나 고단한 일인 줄 몰랐다. 그렇지만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기에게 다양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은 마음에 불편함과 수고로움을 뒤로하고 집을 나선다는 걸, 엄마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기가 ‘으앙-’ 하고 울면, 혹여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땀을 송골송골 흘리며 안절부절하는 나이기에, 어디에선가 아기가 ‘으앙-‘하고 우는 소리가 들리면 괜스레 마음속으로 그 부모를 응원하게 되었다. ’ 힘드시겠어요!‘ 하면서 말이다.
막연히 두려웠던 문화센터였지만, 역시 수강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강의시간 40분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배가 넘지만 아기와 함께 하나하나 새로이 해나가는 것들이 즐겁기 때문이다. 엄마가 되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을 경험하며, 나 또한 풍성한 삶을 살게 되었으니 아기에게 고맙다고 말해줘야겠다.
강의 시간 동안 엄마 품에서 방방 뛰어놀던 아가를 재우고 나와서 문화센터에서 찍은 아기 사진을 또 보았다. 너무 귀엽고 예쁘다. (피곤했으니 낮잠은 조금 오래 자도 괜찮아!)
다음 주에도 엄마와 함께 즐거이 집을 나서자 아가야!
엄마가 앞으로도 새로운 경험 많이 시켜줄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