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나간 순간이 가장 붙잡고 싶다

흔적으로만 남는 순간들

by 마마튤립

모든 순간은 찰나이다.

그 순간이 짜릿하게 좋건, 지우고 싶을 정도로 힘들든 간에.


붙잡고 싶은 너무도 소중한 순간이 있으면 어떻게든 담아보려 애써보지만 금세 지나간 과거가 된다. 그저 사진이나 글로 기록한 그때의 흔적, 혹은 한참 미화되어 아름답게만 남아버린 기억을 되새기며 슬쩍 미소 짓는 수밖에.


이제 곧 두 돌이 되는 아기와 함께한 지난날들을 돌아보면, 붙잡을 수 없는 아쉬운 순간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닫히지 않을 만큼 가득 찬 서랍처럼 말이다.


배냇 웃음, 잇몸에 처음으로 났던 윗니 아랫니, 옹알이, 기어 다니기, 걸음마연습, 분유와의 작별, 말귀 알아듣기, 단어 말하기 등...


아기가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마다 나는 감탄했고, 그 모습이 익숙해질 무렵 아기는 또 다른 성장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알았어?”, “정말 멋지다!” 하며 박수를 보내는 것이 내 일상이 되었다.


요즘 아기는 엄마 아빠가 하는 말과 행동을 모두 따라 한다. 그러면서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다. 어제보다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니 이보다 더 신기한 것이 있을까. 아직 피어나지 못하던 꽃몽오리가 다음 날 아침 활짝 핀 모습으로 나를 반기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없는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기의 모습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그 이상이다.


이런 아기의 모습들도 다 찰나, 작고 연약한 아기를 돌보고 있는 나의 지금 이 순간 또한 결국은 찰나일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 아기는 어린 시절을 지나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이 될 것이고, 나 또한 서서히 고개를 숙이며 삶 속에서 익어갈 것이다. 그러니 지금을 지루하게 여기지 말고, 마음속으로 되뇌어 보자. ‘이 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모든 순간은 찰나다. 그래서 지금이 소중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