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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튤립 Nov 30. 2018

리스(Wreath), 계절을 담다

[The Book Selene #45 : by Florist Hyein]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길가에 있는 이 식물들이 하나도 없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들은
불과 4-50년 전만 해도 논/밭이었던 곳들도 많고
높이 솟은 타워들보다는,
고만고만한 작은 빌딩들이 줄지어져 있는 그런 곳이었을 테다.


출처 google

허허벌판이던 옛 모습은 흔적도 없이,
우뚝 솟은 빌딩들이 누가 키가 크나 누가 더 멋있나 자랑하는 것처럼
각 시공사에서는 더 높은, 더 멋진 빌딩을 계획을 발표하곤 한다.

그렇게 해서 생긴 지금의 이 도시는 밤이 되어 높은 곳에서 바라보자면,
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
땅의 별이 되어준다.


서울의 야경, 출처 google


지금의 그런 빌딩들이 더 빛날 수 있는 이유는
사시사철 곁에 있어주는 자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 유리에 비추어진 초록의 향연,
건물 안에서 내려다보는 눈 쌓인 나무,
뜨거운 여름 날 초록빛을 내보이며
묵묵히 그곳을 지켜주는 나무들 덕분에
건물 속에 있는 우리들은 계절을 알고 느끼고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도시 속 자연, 빌딩과 초록의 향연_출처  google


요즘 들어 여름과 겨울이 제법 길어진 느낌이 들지만
길가에 우뚝 솟은 나무들은 계절에 맞게 변해간다.
언제 초록 잎이 저렇게 변했을까! 싶을 정도로.

이렇게 계절이 변해갈 때마다 내가 하는 의식(?) 중에 하나는
'리스에 계절을 담는 것'이다.

계절에 맞는 꽃을 집에 들이기도 하지만
그 계절에 어울리는 리스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몇 달, 그 계절을 온전히 느끼는 것 같다.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미모사 리스, 여름엔 청량한 초록 리스
갈색으로 물든 가을맞이 리스, 따뜻한 느낌의 겨울 리스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르게 바삐 살아가는
빌딩 속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건
바깥 나무와 자연의 형태 그리고 색이 아닐까.


모래를 밟으며 놀았던, 지금은 볼 수 없는 놀이터의 모습_ 출처 google



흙을 밟고 놀았던 예전과는 달리
'자연'이라는 게 더욱 특별한 놀이터가 된 요즘.


눈으로만 봤었던 그 잎과 꽃을
손으로 직접 만지며 리스를 만드는 경험은
그래서 더욱 특별한 순간이 된다.

향을 맡으며, 잎의 질감을 느끼며
계절을 온전히 느껴보는 건
꽤나 훌륭한 시간이 되어준다.


셀레네 DIY KIT 일부 모습


셀레네에 리스 클래스를 들으러 오시는 수강생분들,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리스 키트를 구매하시는 분들까지
온갖 잡념을 내려놓고
손끝에 집중하며 자연을 느끼는
그런 시간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바쁜 일상이지만
우리 주변 자연의 색이 변해가는 걸 느끼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수 있는
조금의 여유를 모두가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Flower X Culture ]

Selene Florist. Hyein

2018.11.30


더 북 셀레네는 매주 금요일에 발행되며, 여러 명의 에디터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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