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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셀레네 May 10. 2024

엄마가 깎아주셨던 토끼 사과

이제야 느껴지는 그 사랑

우리 엄마는 내가 어릴 적, 토끼 모양으로 사과를 깎아주시곤 했다.

출처: 우리의식탁

엄마가 사과 깎는 모습을 구경하며, 혹시라도 사과토끼 귀의 한쪽이 잘려(?) 나가거나 토끼 귀를 다 만들고 마지막에 얇게 깎는 중에 귀가 홀랑 깎이기라도 하면 내가 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완전한 토끼 귀를 가진 사과가 내 입엔 더 달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훌쩍 커서 어느새 아기의 엄마가 되고, 사과를 갈아 아기에게 먹이려다 보니 문득, 어렸을 적에 엄마가 깎아준 토끼사과가 생각났다.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사과를 예쁘게 깎아 내어 주셨을까.


그냥 깎으면 될 사과를 조금 더 수고롭게 모양을 내고 건네주신 건, 분명히 깊은 사랑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어릴 적엔 마냥 토끼 귀가 잘려나가면 안타까움을 느끼며 완벽한 토끼사과를 먹기 위해 엄마의 손을 유심히 지켜봤겠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의 사랑이 온전히 전해져 온다.


오래전에 엄마가 전해주신 사랑을 30대가 된 지금에서야 느낄 수 있는 건, 나의 아기에게 그 사랑을 대물림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아가이지만, 앞으로 내가 쏟을 수 있는 사랑이 무한함에 충만한 기분이 든다.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표현도 물론이거니와, 내가 느꼈던 감정처럼 훗날 아기가 성인이 되었을 때 ' 아 그게 엄마 아빠의 사랑이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사랑을 표출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옆에서 새근새근 잠자고 아기가 깨서 응애응애 울면, 환한 미소로 한껏 안아주며 마구 뽀뽀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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