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아버지가 청소년 소설 『완득이』를 읽고 느낀 점
한 소년과 그를 둘러싼 난쟁이 아버지, 말더듬이 삼촌, 외국인 이주여성 어머니가 있다. 한 가족이라고 한다. 그들은 매우 가난하다. 변변한 직업도 없다. 밖에서 보기에 그들은 분명히 사회적 약자다. 가족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도 있다. 난폭하지만 마음 착한(?) 선생님, 친구들, 관장님과 마을 사람들. 그들은 서로 너무 달라 서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소년을 중심으로 그들은 관계를 맺고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따뜻한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연대가 따뜻한 시각으로 서술된다. 겉으로는 부족한 게 많고 불행해 보이지만, 연대가 있기에 이들은 외롭지 않고 누구보다 마음이 부자인 가족을 이루고 있다. 『완득이』를 간단히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완득이』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에 대한 완득이의 개방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완득이는 사회적 약자이면서, 사회적 약자인 주변을 보듬는 역할 도 않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쉽지 않았을 주변사람에 대한 포용과 삶을 개척하려는 진취적 삶의 태도가 완득이를 통해서 표현된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스토리 외에, 이 소설이 이야기하는 연대와 가치가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본다. 부족하나마 <에밀 뒤르켐(Émile Durkheim)>이 제시한 「사회적 연대 이론」에 주목하게 된다. '사회적 연대'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서로 돕고 의지하는 방식으로 정의되며, '기계적 연대'와 '유기적 연대'가 있다.
'기계적 연대'는 사회 구성원들이 유사한 직업, 가치, 신념을 공유하며 강한 집단 결속력을 형성하는 전통적 사회 형태를 의미하며, 소설에서는 완득이와 아버지, 어머니, 삼촌으로 이루어지는 가족 공동체이다.
'유기적 연대'는 현대 산업 사회에서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과 직업을 근거로 상호 의존성을 통해 사회를 유지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완득이 가족과 이 가족을 둘러싼 사람들 간의 다양한 역할분담에 따른 사회가 구성되는 원리이다.
이 책은 사회적 약자들이 가진 기계적 연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기계적 연대라는 전통적 연대의 관점에서 소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과 이해의 과정을 서술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만약 청소년의 시각으로 본다면 완득이에 감정이입하게 되어 기계적 연대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느끼고 주변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선생 이동주의 입장에서 보면,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응당 가져야 할 삶의 태도, 무너져가는 전통적 공동체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똥주'는 약자들과 함께 생각과 가치를 나누고, 약자들에게 일자리와 생활 등 독자적 역할과 직업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한다. '똥주'와 사회적 약자들이 힘을 합쳐 사회의 유기적 연대가 구성되는 것이다. 완득이가 격투기를 통해서 스스로의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이나, 마지막 아버지가 교회에 차리는 교습소는 약자가 약자에 머물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사회의 상호의존적 관계로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똥주'는 결국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가치를 절충시키는 매개가 되는 인물이다. 본받으라고는 못하겠지만, 사회를 지켜나가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암시를 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나의 소설은 다양하게 읽힐 수 있기에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 이제 갓 중학생이 된 우리 아들에게 비치는 『완득이』 속 사회의 모습과, 내가 느끼는 사회의 모습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느끼기만 해서는 부족하다. 『완득이』 속 가족과 사회의 따뜻한 모습이 더 이상 소설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반적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연대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여야 하는 것이 어른인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