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어렵지 않았던 버터롤 만들기
빵을 좋아하긴 하지만 왠지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그동안은 빵 만들기에 도전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 만들어보니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네요. 이젠 주말마다 빵을 만들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아직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어려워 보이던 빵들도 어느 정도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역시 무엇이든지 도전해보고 실패도 해봐야 용기가 생기고 자신감도 늘어가는 모양입니다.
빵을 만들 때마다 언제나 결과가 좋은 건 아니지만 과정을 잘 숙지하고 따라 하다 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고 도저히 못하겠다고 포기했다면 늘 그림의 떡일 뿐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보고, 그 결과로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는 모양이 조금 빠질지라도 나름 맛있는 빵을 만들었을 때의 즐거움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내가 이런 빵을 만들었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그런 일들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6개월 만에 체중을 13kg 가까이 줄였습니다. 복어처럼 배가 뽈록 나왔던 전형적인 아저씨의 모습에서 이제는 평탄한 배를 가진 날씬한 모습으로 변신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건강검진 결과가 너무나 좋지 않게 나왔고, 신장에 비해 체중이 지나치게 많이 나가는 바람에 살을 빼지 않으면 각종 성인병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 나니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실제로 조금만 계단을 오르거나 구두끈을 매기 위해서 허리를 구부리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고, 몇십 미터 달리기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고 나니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살 빼는 일이 그리 쉬운 건 아니죠.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과거에도 몇 차례 살을 빼기 위해서 시도를 해본 적은 있지만 늘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런데 그 실패를 통해서 배운 것도 있으니, 운동만 하거나 먹는 것을 줄이거나 둘 중 하나만 해서는 살을 제대로 빼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둘 다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먹는 것도 줄여보자는 것이었죠.
그런데 운동도, 먹을 것을 줄이는 것도 저에게는 감히 이루기 힘든,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직장에 다니다 보니 효과적으로 운동을 하려면 저녁보다는 아침이 좋을 텐데 늘 아침잠이 많아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고통스러운데 과연 내가 아침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식탐이 많아 식사자리나 술자리에서는 늘 끝까지 젓가락을 놓지 않고, 주말이면 숨을 못 쉴 정도로 폭식을 하는데 과연 먹을 것을 줄일 수 있을까? 둘 다 제겐 쉽지 않은 목표였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 해보기나 하자는 심정으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운동으로 선택한 방법은 수영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물에 빠져 죽을뻔한 기억 때문에 상당히 고통스러운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이왕 운동을 시작한다면 무언가 할 수 없었던 것을 배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러닝이나 헬스 같은 운동의 경우 지루하기도 하고 배우는 과정이 없다 보니 쉽게 그만둘 수도 있어 가급적이면 길게 배울 수 있는 운동을 택한 것입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식사량도 조절을 시작했습니다. 우선은 위의 크기를 줄여야만 한다는 생각에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아침은 밥 대신 아이들 주먹만 한 토마토 2개로 대체하고, 저녁식사는 평소 식사량의 반으로 줄였습니다. 대신에 점심만큼은 남기지 않고 다 먹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긴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처음 시작은 참 힘들었습니다. 집과 회사가 멀다 보니 새벽 6시 전에는 집에서 나서야만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때로는 밤늦게까지 야근하는 날도 있고 때로는 사람들을 만나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아침 운동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수영을 하면 쉽게 배가 고프다고 하는데 저는 어쩐 일인지 큰 고통 없이 식사량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각종 모임에도 빠지지 않았고 술도 양껏 마셨습니다. 다만 채소 위주로 허기를 채우고 고기 종류는 조금 멀리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 만에 체중을 13kg 가까이 줄이게 되었습니다. 볼품 없이 배만 뽈록 나온 지방 덩어리였던 몸이 근육 덩어리의 날씬한 몸매로 변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은 살이 빠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만약 운동을 그만두게 된다면 다시 살이 찔까 봐 방심하지 않고 여전히 아침 운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수영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진도가 더디긴 하지만 꾸준하게 나아지고 있습니다. 늘 다른 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부럽게만 바라보던 접영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참 제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물에 대한 공포를 완전히 극복한 건 아니지만 물이라면 무서워서 어쩔 줄 모르던 사람이 이제는 물에 들어가는 게 친근하게 여겨지고, 어쩔 수 없다고 포기했던 몸매가 날씬한 몸으로 바뀌고 나니 전에 없던 자신감이 생기는 것을 느낍니다. 비록 모든 옷들이 커져버려서 작은 옷으로 죄다 바꾸어야 하지만 그래도 이러한 변화가 즐겁기만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는 그런 분들이 안 계신가요? 무언가 해보고 싶은데 어렵다고, 힘들다고, 할 수 없다고, 지레짐작하고 겁을 먹고, 용기가 생기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 아마도 많이들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도전하다 보면 못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신이 가진 역량 이상의 높은 능력이 요구된다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하지 못할 일이란 별로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마음가짐에 있는 것이겠죠. 미리 짐작으로 ‘난 안돼. 저건 할 수 없어’라고 선을 그어 놓으면 나의 능력은 그만큼 밖에 발휘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로 생각하면 내 능력은 내가 가진 이상으로 발휘될 수도 있습니다.
늘 ‘넌 안돼. 네가 뭘 할 수 있겠니’라고 구박만 받고 자란 아이와 ‘넌 할 수 있어. 넌 큰 인물이 될 수 있어’라고 칭찬과 격려를 받고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었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해라’는 잔소리만 하지 말고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칭찬과 격려를 듬뿍 해주세요. 공부만 하라고 들볶은 아이보다 훨씬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부하직원이 일을 잘 못해 속이 썩어 들어가나요? 그래서 늘 구박하고 무시하며 야단만 치나요? 구박하고 무시하고 야단칠수록 부하직원은 더욱더 움츠러듭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들도 자신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사소한 일에도 당신 눈치를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점점 더 업무성과는 나빠지게 됩니다. 구박과 야단 대신 칭찬하고 격려해 주세요. 잘할 수 있는 점을 찾아 그 강점을 더욱 잘 살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당신이 부하직원을 믿으면 부하직원은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전하게 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됩니다.
인터넷을 서핑하다 보니 이런 사연이 있더군요. 저는 전쟁 중 낙하산 공수부대원으로 활동하다가 부상을 당했습니다. 허리와 무릎에 손상이 있어서 제대로 걸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로 15년 동안 지팡이를 짚어야 걸을 수 있었고 달리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엄청나게 살이 쪘죠. 운동요법을 받기 위해 갔던 수많은 센터들에서는 절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포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한 사람은 그렇게 충고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만난 운동치료 담당 선생님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한 번 해봅시다” 저는 그분을 믿었고 그분도 절 믿었습니다. 아무도 믿지 않았을 때 우리는 기적을 꿈꿨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저는 6개월 동안 45kg을 뺐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거리를 달릴 수 있습니다.
‘어려워’, ‘힘들어’, ‘포기하는 게 낫겠다’ 하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빵을 만드는 것이 어렵게만 보여 포기했다면 맛있는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없듯이 인생살이에 있어서도 ‘안 될 거야.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한 번 해보는 거야. 난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고 도전한다면 인생이 좀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이게 바로 제가 지금 책을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책을 쓴다는 게 제게는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 일이 제게는 또 다른 즐거운 도전이 될 수 있으니까요.
[버터롤 만들기]
(재료) 강력분 300g, 박력분 20g, 설탕 30g, 드라이이스트 7g, 소금 5g, 버터 40g, 우유 150ml, 계란노른자 1개
채쳐둔 강력분에 구멍을 파고 드라이이스트, 소금, 설탕을 넣어 코팅한 후 잘 섞고 계란, 우유를 넣어 반죽하다가 버터를 넣고 20여분간 반죽합니다.
반죽을 비닐로 덮어 40분~60분 정도 1차 발효합니다. (반죽의 크기가 2.5~3배 정도 커질 때까지)
발효가 끝난 반죽을 고르게 나누어 솔방울 모양으로 빚은 후 약 10여분간 놔둡니다.
밀대를 이용하여 위는 넓고 아래로 갈수록 가늘게 밀어줍니다(최대한 얇게)
위에서부터 아래로 돌돌 말아내립니다.(마무리 부분이 잘 붙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면보나 비닐을 덮어 2차로 40여분간 발효시켜줍니다.
발효가 끝난 반죽 표면에 계란물(계란 노른자 약간 + 물 1큰술)을 바른 후 180도로 예열해 놓은 오븐에서 12~13분간 구워줍니다.(오븐에 따라 구워지는 시간이 다르므로 주의)
버터를 약간 녹여 구워진 빵 표면에 살짝 발라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