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조바심에서 벗어나기(5)

조바심 나는 상황을 인지적으로 재해석

by 양은우


(3) 조바심이 나는 상황을 인지적으로 재해석한다


인지 전환의 세 번째 방법은 조바심이 나는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보는 것이다. 감정조절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스탠퍼드 대학교의 제임스 그로스(James Gross) 교수는 어쩔 수 없이 화가 난 경우, 화를 내기보다는 화가 난 상황을 다르게 해석해 보면 화를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나를 도와주기 위해 대신해서 일을 하다가 실수를 했다고 해보자. 친구의 실수로 인해서 화가 났을 때 그것에 매몰되기보다는 그 실수를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친구가 실수를 한 것은 의도적으로 나를 곤란에 빠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돕기 위한 것이므로 결과는 비록 잘못되었더라도 나는 그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화가 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을 바꿈으로써 다른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을 인지적 재해석이라고 한다. 조바심 역시 감정적 상태이므로 이러한 인지적 재해석을 통해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백화점에서 무척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지만 금전적 여유가 없어 당장 구매할 수 없었다고 해보자. 집에 돌아와서도 그 물건 생각이 나고 행여나 다른 사람이 그것을 먼저 가져가지나 않을까 조바심이 날 수 있다. 이때 그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 물건이 마음에 들긴 하지만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 물건을 살 돈으로 보다 유용한 곳에 자금을 활용할 수 있으니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의 불안이나 초조함은 사라질 수 있다.


beach-394503_960_720.jpg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나와 같이 강의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보릿고개’가 있다. 매년 1월이나 2월이 되면 강의가 거의 없다. 새로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인만큼 각오를 다지고 일에 몰두하려고 하는 시기이다. 일에 대한 우선순위가 높아짐으로 인해 교육에 대한 우선순위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1월이나 2월이 되면 강의시간이 형편없이 줄어들고 강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입도 크게 줄어든다.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농담처럼 하는 얘기지만 ‘쌀 살 돈도 없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그래서 종종 이 시기가 되면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앞서고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때 조바심이 난다고 해서 가슴을 졸이며 애를 태워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강의를 하고 말고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인 기업에서 결정하는 것이고, 그들의 결정 없이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애를 태워봐야 속만 상하고 건강만 해칠 뿐이다.


이럴 때 관점을 달리하면 다소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평소 시간적인 부족에 시달리곤 한다.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경쟁력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여야 하는데 강의시간에 쫓기다 보면 그러한 준비를 할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 하나의 강의가 끝나면 또 다른 강의 준비를 해야 하고 휴일이나 주말도 없이 강의 준비에 시달려야 한다. 게다가 강의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스킬 개발에도 소홀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보면 이러한 것들에 신경을 쓸 수가 없게 된다. 하루살이처럼 눈 앞에 보이는 것만 바라보며 정신없이 지낼 뿐이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 사이엔가 내가 하는 강의는 낡은 것이 되어 있고 나의 강의방식도 곰팡이 냄새가 나는 낡은 것이 되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강사로써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강의가 없는 1월이나 2월을 힘들다고 푸념하며 애를 태울 것이 아니라 재충전과 자기 업그레이드의 좋은 기회라고 여기는 것이다. 성수기에 부족했던 공부를 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콘텐츠를 보완한다면 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넋 놓고 앉아서 한탄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긍정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내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훨씬 도움이 된다.


fox-1284512_960_720.jpg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이처럼 주어진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초조하고 불안하여 가슴을 졸이는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인 상황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인지적 재해석의 포인트이다. 앞선 인지 전환에 비해 조금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조바심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부정적인 사고를 방치하면 정신에너지가 고갈되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긍정적인 측면으로 바라보면 훨씬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다.


말은 쉽게 하지만 부정적 상황을 완전히 관점을 뒤집어 긍정적 상황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꾸준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숙달만 된다면 무엇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인지적 재해석이다. 막연히 조바심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으로는 조바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버둥거리면 버둥거릴수록 더욱 몸에 달라붙는 끈끈이처럼, 조바심은 떨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더 뇌리에 강하게 달라붙기 때문이다.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훈련은 끈끈이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내 몸에 기름칠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끈거리는 기름을 온몸에 바르면 끈끈이에 달라붙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꾸준히 인지적 재해석의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2단계에서 해야 할 일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적극적인 인지 전환을 통해 조바심을 억누른다. 인지 전환의 수단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조바심이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조바심을 낼수록 결과는 나빠지고 스트레스는 심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 조바심을 내면 어떤 결과를 얻게 될 것인가, 조바심을 내면 결과가 달라질 것인가?
두 번째 방법은 과거에 조바심으로 인해 부정적 결과를 얻었던 사례를 떠올리는 것이다. 과거에 조바심 때문에 망쳐버린 일들을 떠올리고 그것을 기록하면서 조바심의 감정을 가라앉힌다.
세 번째 방법은 조바심이 나는 상황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써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 전환의 방법들은 조바심으로 인해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의식의 흐름을 변연계에서 전두엽으로 바꿈으로써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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