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심을 일으키는 세 가지 원인
앞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조바심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았지만 정작 문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만성적이거나 습관적으로 조바심을 내는 데 있다. 사실 일시적으로 조바심을 내는 것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비록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해 정신과 육체가 지배당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 조바심을 일으킨 원인이 제거되거나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문제가 해결되면 조바심도 따라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일이 자주 반복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마음가짐을 통해 다스릴 수 있다. 그러나 만성적이거나 습관적인 조바심에 시달릴 경우 삶의 질 자체가 떨어지고 인생을 여유롭고 느긋하게 즐기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만성적인 조바심은 왜 생기는 것일까? 대개의 경우 하나의 원인에 의해 발생되기보다는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나타나는데, 크게 보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덫에 빠질 경우 만성적인 조바심에 사로잡힐 수 있다.
우물의 덫
밀림의 덫
빙벽의 덫
우물은 땅의 표면보다 훨씬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빛이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어둡다. 땅 속 깊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우물의 덫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 신뢰, 자기 효능감 등의 부족으로 인해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한 마디로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늘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거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이유 없이 주눅 들고 쉽사리 자신을 드러내지 못해 어둠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물의 덫에 빠진 사람들이다.
밀림은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와 식물들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고, 늪이나 야생동물과 같은 각종 장애물이 많아 방향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든 곳이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자신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늘 불안하고 초조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사람들일수록 스스로 밀림에서 빠져나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습관적으로 게으름을 피우거나,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거나, 마땅히 해야 할 일도 실행력이 부족하여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밀림에서 빠져나가고 싶지만 막상 추진동기가 부족해 계속 밀림에서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밀림의 덫에 빠진 사람들이다.
빙벽은 미끄러운 표면으로 인해 쉽게 오를 수 없는 곳이다. 어렵사리 오르려고 해도 얼마 가지 못해 제 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제 풀에 지쳐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되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고 만다. 주로 자신이 가진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욕심이 많아 좌절을 한 경험이 많거나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어떤 일이든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강박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이런 부류에 해당된다. 굳이 오르지 않아도 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무시하지 못하고 미끄러운 길을 기어오르려 애쓰는 사람들이 빙벽의 덫에 빠진 사람들이다.
우물의 덫
- 자신에 대한 신뢰 부족
- 타고난 부정적인 성격
- 타인과의 비교와 열등감
밀림의 덫
- 늑장(게으름과 습관적인 미룸)
- 실행력 부족
빙벽의 덫
- 지나친 욕심
- 미래에 대한 두려움
이 세 가지 덫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기에 앞서 그 원인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하자.
우물의 덫에 빠지는 첫 번째 이유 : 자신에 대한 신뢰 부족
자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사람의 특징
자신에 대한 신뢰라는 것은 자신감일 수도 있고 자기 효능감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신감(self-confidence)을 자존감(self-esteem)과 거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라는 용어도 자주 보이지만 자존감이나 자신감만큼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말은 아니다. 자신감과 자존감, 자기 효능감, 비슷비슷해 보이는 이 용어들에 대해 심리학 전문가들은 의미가 살짝 다르다고 말한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현재 상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기 효능감은 미래지향적인 믿음이다. 이는 특정한 과제가 주어졌을 때 자신이 그것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에 대한 믿음과 관련되어 있다. 자신감은 주어진 과제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자신이 가진 능력에 대해 신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심리학자인 레니(Lenney)는 자신감을 성과에 대한 자신의 기대이며 자신이 보유한 역량과 과거의 성과에 대한 자기 평가라고 정의하고 있다. 온라인 심리학 사전(Psychology Dictionary Online)에 의하면 자신감은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크고 작은 도전이나 해결해야 할 요구사항에 대한 자신의 능력, 역량, 판단이나 믿음에 대한 신뢰라고 말한다. 자신감은 개인의 미래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는 면에서 자기 효능감과 유사해 보이지만 일면으로는 과거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 과거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의 성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갖는 것이 자신감이다.
자존감이 되었든 자신감이 되었든, 혹은 자기 효능감이 되었든 이러한 요소가 부족한 것은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자신이 가진 역량이나 자신이 이루어 낼 수 있는 일의 결과, 자신이 지니고 있는 가치, 타인과의 관계 등에 대한 믿음이 강하지 못하면, 매사 자신을 의심하고 주눅 들거나 이로 인해 결과가 신통치 않게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이클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폐쇄적으로 순환된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굳건하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신념을 가지고 강하게 밀어 부칠 수 있다. 결과에 대해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느긋하게 할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신뢰가 크지 못하면 자기가 하는 일의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 확신이 없으면 안절부절못하고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여 얻은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실력을 인정하지 못하고 우연이거나 어쩌다 얻어진 행운이라고 여긴다.
자신의 실력이 아닌 우연 혹은 행운이라고 여기게 되면 그것이 소멸될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 신화에 ‘행운의 여신’이 등장하는데 앞머리는 숱이 풍부하지만 뒷머리는 대머리라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잡을 수 없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은 한 번 성공의 경험을 하게 되면 그 경험이 다음에도 되풀이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지 못한 사람은 그 성공이 우연이나 행운에 의한 것이므로 기회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 여긴다. 그렇게 되면 눈 앞에 보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집착이 늘어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불필요하게 서두르기도 한다. 이성적인 사고는 사라지고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의사결정만 남게 된다. 그러한 의사결정은 반드시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내가 초기에 책을 낼 때 모습이 바로 그러했다. 원고를 완성하고 출판사에 송부한 후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참으로 지루하게 여겨졌다. 어쩌다 관심을 보이는 출판사가 있으면 두 말 없이 계약을 했다. 조건 같은 것은 따지지 않았다. 관심을 보인 출판사가 계약을 포기하면 언제 또 그런 기회가 올지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출판 과정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최악의 경우에는 출판이 틀어져 애써 쓴 원고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나고 보면 내가 쓴 원고를 출판하겠다는 출판사가 꽤 많았다. 하지만 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 힘들게 쓴 원고를 책으로 출판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그랬기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출판사이고 분명 마음속에서는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하고 말았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강한 사람
- 다른 사람들이 비난하거나 놀리는 한이 있어도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기반하여 행동한다.
- 위험을 감수하고 더 나은 것을 쟁취하기 위해 더 나아간다.
- 실수를 인정하고 그것으로부터 배우려고 한다.
- 자신의 성공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고 칭찬할 때까지 기다린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사람
-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수정한다.
- 실패를 두려워하고 회피하려고 하며 안전지대(comfort zone)에 머물려고 한다.
-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기 전에 실수를 커버할 수 있길 바라면서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죽어라 일한다.
- 자신이 가진 장점을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리려고 애쓴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사람들은 대체로 소신 없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실패를 두려워하는 특징이 있다. 실수에 대해 민감하고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할까 불안해한다. 이런 특징들은 무언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초조와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자신이 없을 때 사람들은 가슴속에 의문을 품기 쉽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 누군가 타인에 대한 의심, 그리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결과에 대한 의심이다. 마음속에 의심이 자리하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삐딱해진다. 색안경을 쓴 것처럼 말이다. 우연한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났다고 해보자. 그 이성이 ‘재미있는 분이시네요’라고 했을 때 자신이 있는 사람은 그 말을 유쾌하고 분위기를 잘 맞추는 사람이라는 칭찬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반면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별로 칭찬할 것이 없으니 할 수 없이 하는 립서비스 정도라고 여길 것이다. 이처럼 자신감이 없으면 세상만사를 뒤틀어서 보게 된다.
낮은 자신감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이 나 자신 또는 내가 한 일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의식하는 것이다. 사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정한 기준대로만 살아갈 수 있다면 자신감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나를 평가한다는 상대적인 개념이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라는 용어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대부분 자신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강한 신념을 가지지 못한다. 주어진 일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밀어붙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본다. 어떤 일이나 사람들을 앞에서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지 못하고 늘 뒤에 따라다니는 경향이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치이거나 일에 치여 사는 사람들은 자신감이 낮은 사람들일 수 있다. 자신감이 있다면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강하게 밀어붙이거나 이끌어갈 수 있지만 자신감이 부족하다 보니 다른 사람보다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 비해 뒤쳐지게 된다는 생각이 조바심을 내고 초조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자신감이 낮으면 자신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성과도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저 운(運)으로 돌리거나 다른 사람의 공으로 돌려버린다. 이건 겸손과는 다르다. 겸손이 스스로는 자신의 공을 인정하면서도 예의를 갖추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 자세라면 자신감이 낮은 사람들이 하는 말은 정말 자신이 한 일이 별 것 아니라고 여겨서 하는 말이다. 이렇게 자신의 성과를 운과 같이 일시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조바심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운’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운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 자신감이 있으면 삶이 보다 행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성과를 운이라고 여기기보다는 자신의 실력의 결과라고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감이 늘어날 수 있다. 자신의 역량에 대해 자신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 또 자신의 능력에 대해 확신하게 되면 목적을 위해 행동을 취하거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더욱 적극적이고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다.
자신감을 상실하는 이유는 후천적 학습 때문
자신감을 상실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타고난 소심한 성격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후천적 학습에 의한 것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면 더욱 큰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진다. 타고난 성격은 선천적인 것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문제는 후천적 학습에 의한 자신감 상실이다.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드는 후천적 학습은 부정적인 피드백에 의해 형성된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자주 야단을 맞거나 결과에 대해 비난을 받으면 자신감을 크게 상실할 수밖에 없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은 교육기관이고 나는 그곳에서 전임강사로 활동 중이다.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략이나 기획과 관련된 과목들을 강의하는 것이 내 일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가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직장을 다닐 때도 늘 나의 꿈은 강의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래도록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무척 기쁘고 행복했다.
그런데 첫 강의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내가 과거 몸담고 있었던 대기업 중 하나에서 신사업과 관련된 강의를 하게 되었다. 긴장을 많이 하긴 했지만 나름 정성껏 준비를 했고 대학에서 강의를 했던 경험도 있었기에 강의를 잘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강의에서 나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루 다섯 시간씩 3일을 하는 강의인데 2일 차 강의가 끝난 후 긴급하게 연락이 왔다. 학습자들의 클레임이 빗발치듯 쏟아졌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인 학습자들에게 강의하기보다는 학교에서 강의하는 듯한 느낌이 난다고 했다. 뒤집어 얘기하면 어렵고 잘 못 알아듣겠다는 얘기다. 이미 이틀을 진행했기 때문에 강사를 교체하기 어려우니 나머지 하루 교육만이라도 신경 써서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 날 나는 괴로운 마음에 밤새도록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듯 강사로써의 경력도 첫 강의가 중요한데 그 첫 번째 강의에서 난 낙제점을 받고 말았다. ‘어쩌다 운이 나빠 그랬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이후에도 이상스러울 정도로 기업의 강의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동일한 과목을 강의해도 공개강의에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는데 기업의 강의에만 가면 평가가 좋지 않았다.
물론 내가 강의하는 과목이 전략이나 기획과 관련된 것들이니 재미와 흥미 위주로 쉽게 가르쳐 주길 바라는 학습자들에게는 어렵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 스스로 합리화하는 핑계일 뿐 결과는 숫자로 나타난 평가점수가 전부이다. 나 스스로는 강의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내 생각과 학습자들의 반응 사이에서는 늘 좁힐 수 없는 간극이 한 동안 계속되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니 점점 강의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도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 강의로 먹고사는 사람으로서 자신감이 사라지자 강의가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강의를 하면서도 즐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시간이 많아졌다. 좋지 못한 강의 평가 때문인지 기업 강의를 의뢰해오는 건수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러다 강의가 없으면 어쩌지? 더 이상 강의를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하는 불안이 떠나질 않았다. 한 번 조바심이 들자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져만 갔다.
지금은 어떤 강의에도 자신이 있고 학습자들의 평가도 대체로 만족스럽게 나오는 편이지만, 이렇게 자신감의 상실은 후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크다. 주위로부터 좋지 못한 소리를 많이 들은 사람일수록 자신감이 낮다. 어려서부터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야단을 많이 맞은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갖기 어렵다. 그렇게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면 결국에는 조바심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후천적인 자신감 상실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소극적인 성격과 결합되면 그야말로 원자폭탄급 자신감 상실이 나타난다. 그렇지 않아도 소극적인 성격에 외부로부터의 비난이 겹치면 자신감은 봄날 햇볕에 눈 녹듯이 푹푹 줄어든다. 자신감이 빠져나간 빈자리는 조바심이 채운다.
한 번 자신감을 잃으면 그것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뉴햄프셔 대학교의 에드워드 리메이(Edward Lemay)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감이 없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 걱정하는 사람일수록 자신감을 잃기 쉽다고 한다. 사람들이 나를 ‘자신 없는 사람’으로 본다고 느끼면, 나의 뇌에서는 그것을 ‘나를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긴다’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자신감의 상실이 조금 더 큰 자신감의 상실을 불러오고, 조금 더 큰 자신감의 상실은 더욱 큰 자신감의 상실을 불러온다. 그러다 보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감을 잃고 만단. 자신 없는 모습이 자신감의 상실을 더욱 부추기고 상실된 자신감은 분노와 불안, 초조를 불러온다. 그러므로 자신감이 낮을수록 조바심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