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주제 선정 방법(4)(5)

작가의 무기, 주제와 콘셉트(3)

by 양은우

주제 선정 방법 4: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으로부터 선택하라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하고 나면 자신이 해온 일과 보유하고 있는 역량,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이나 노하우, 강점과 약점을 종합하여 주제를 도출할 수도 있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공통의 내용이 있다면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주제가 될 것이다. 혹은 서로 다른 내용들을 엮어낼 수 있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도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 잘할 수 있는 일이나 내가 가진 노하우 중에 뇌과학 지식이 있고, 가지고 있는 역량에 리더십이나 설득, 커뮤니케이션, 협상 등이 있으므로 이것을 조합하여 주제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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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워킹 브레인』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낸 책인데, 내가 가진 역량과 내가 가진 노하우를 결합하여 만들어낸 것이다. 앞으로 뇌과학과 커뮤니케이션이나 설득을 결합하여 뇌과학 기반의 소통에 관한 글을 쓰려고 준비 중이다.

이런 것은 어떨까? 내가 가진 역량에 리더십이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요리가 있으니 이 둘을 결합한다면? 요리와 리더십이 결합될 수 있을까? 요리는 인내 없이는 할 수 없는 활동이다. 요리를 잘하려면 재료의 속성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야 하고 재료를 손질하는 방법이나 투입하는 순서까지 알아야 한다. 때로는 실패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대 이상으로 맛을 낼 수도 있다. 리더의 입장에서 요리 자체는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재료는 조직 구성원들, 그리고 맛은 성과라고 하면 이런 것으로도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요리를 통해 배우는 리더십’ 혹은 ‘부엌에서 배우는 리더십’,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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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은 책을 쓰는 데 있어 좋은 주제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가진 모든 것들로부터 글쓰기의 주제를 찾아내려는 고민부터 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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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면 책을 쓰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나는 무엇을 해 왔으며,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잘하며, 무엇에 강점이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흔히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 다른 사람은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자기 자신은 콤플렉스라고 여길 수도 있고, 자신의 단점은 까마득히 모른 채 다른 사람들의 단점만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책을 쓰기에 앞서 자기 자신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좋은 책을 쓰기 위한 첫걸음을 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 책 쓰기의 주제를 도출하는 4가지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다. 여기까지 오다 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다소 어렵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꼭 주제를 이렇게 정해야 하나? 양은우 씨, 당신은 그렇게 합니까?’하고 물을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꼭 그렇지는 않다. ‘그럼 이런 걸 왜 하라고 하는 거야?’라고 되물을 수 있다.

오해 마시라. 숙달이 돼서 글로 적어서 분석하는 과정을 안 할 뿐이지 주제를 정할 때는 머릿속으로 늘 이런 고민을 한다. 이 방법들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저자가 쓰고 싶은 글의 주제가 명확히 정해져 있을 때는 굳이 따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막연하게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만 있을 뿐 적합한 주제 자체를 뽑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초기에 이러한 분석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자신에 대한 돌아봄 없이 책을 쓴다는 것도 어쩌면 어불성설 아닌가?


주제 선정 방법 5: 자랑하거나 나누고 싶은 자신의 경험에서 찾아내라


주제 선정이 끝난 줄 알겠지만 아직 안 끝났다. 하나 더 남았다. 이제 조금 쉽게 접근해보자. 책이라는 게 꼭 거창한 주제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는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사소한 이야기들을 다룬 책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개강을 앞두고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세계일주를 한 어느 여대생의 이야기, 소확행의 실천을 위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꿈을 찾아 도전에 나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 외국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낯선 문화에 적응하며 겪은 에피소드, 거지꼴이 되도록 고생하며 걸었던 산티아고 순례길,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살을 뺀 이야기, 이도 저도 아닌 일상의 자잘한 이야기들…. 이런 책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지금까지 다룬 분석과정을 통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감각적으로 정해질 뿐이다. 저자의 경험이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책이 된다. 그래서 주제를 찾는 또 하나의 방법은 자신이 경험한 일 중 다른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혹시 누군가에게 풀어놓고 싶은 자신만의 경험이 있는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부러움을 느끼거나 따라 해보고 싶다고 느낄 만한 독특한 경험이 있는가? 자신의 이야기가 듣는 사람에게 자극을 주거나 동기 부여해줄 수 있는가?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가? 이도 저도 아니고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사람들이 공감하며 위로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것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주제들은 실용서라기보다는 에세이나 기행문에 가까울 수 있다. 장르가 중요한 게 아니므로 이런 주제도 고려해볼 만하다.

어떠한 경험이라도 좋다. 저자만이 풀어낼 수 있는 것이라면 말이다. 다만 앞서도 말했지만 그 경험이 부정적인 것이기보다는 긍정적인 것인 게 좋다. 부정적인 것은 도박이나 게임중독처럼 예방이나 교육의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지만 그런 것은 회피 동기를 자극하는 것이다. 즉 무언가를 하지 않았을 때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자극이다.

사람들은 이런 것보다는 접근 동기, 즉 자발적 동기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무언가 따라 하고 싶고,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것이 내부 동기를 자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경험한 일 중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측면에서 자극을 줄 수 있다면 그러한 것을 찾아보는 것도 주제 선정의 한 방법이다.

‘책 읽아웃’이라는 다소 어려운 이름을 가진 팟캐스트 방송의 분석에 따르면, 예스 24의 2018년도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책 중 6종이 에세이였다고 한다. 그 분석 내용을 부분적으로 옮겨보자면 아래와 같다.

그중에서도 특히 에세이 도서의 출간 및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 상반기에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지친 이들이 ‘진짜 나’로 살아남는 법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와 같은 책이 인기를 얻었다면, 하반기에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와 같이 우울증과 같은 개인의 내밀한 경험을 진솔하게 담거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와 같이 열심히 살기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에세이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출처: <월간 채널예스> 2018년 12월호 [특집] 2018년 베스트셀러를 돌아보다]


이런 이야기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안 돼 손바닥만 한 자취방에서 혼자 밥을 먹으면서도 미래의 꿈을 그려 나가고 있다면 그런 것도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 ‘혼자여도 괜찮아. 내겐 미래의 꿈이 있으니까’ 정도라면 어떨까? 같은 입장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런 것도 충분히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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