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고 있나요?
간혹 일터에서 맹목적인 적의에 노출된 사람들을 본다. 사람 좋아하는 데 이유가 없듯 사람 싫어하는 데에도 이유는 없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미움의 씨앗이 된, 사소한 배경이 있었을 수는 있겠다. 그러나 드라마 '슈룹'에서 대비(김해숙)가 중전(김혜수)에게 "나는 네가 중전인 게 너무 싫거든"이라며 적의를 드러냈던 것처럼,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킬러 이정재가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느냐"며 목숨을 걸하는 자들을 그렇게까지 살하고야 만 것처럼, 적의는 광기와 맞닿아 있다. 싫어하는 이유? 없다. 왜? 없으니까. 지들도 몰라 그냥 싫은 거야.
일터에서 미움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권하고픈 위로의 문장을 꺼내봤다. 지난달에 읽었던, 승려 출신 비욘 나티코의 글. 누구든 광기에 사로잡힐 수 있고 누구든 광기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나 걔 싫어 (왜) 몰라 그냥 싫어, 의 원형을 보여주는 사례. 그런 맹목적인 미움이 당신을 덮쳤을 때 부디 그 감정이 세균 아니 바이러스보다 더 작은 크기로 당신을 무사히 통과했으면 좋겠다. 당신이 거뜬했으면 좋겠다. 버러지보다도 작은 미움의 씨앗이 당신의 몸을 통과한지도 모른 채 지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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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오클라호마주 출신의 승려는 무려 4년 동안이나 저를 몹시 싫어했습니다. 매일매일 조금도 쉬지 않고 싫은 마음을 어떻게든 드러내곤 했습니다.
저는 늘 남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신경 쓰며 살았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미워할까 봐 그토록 두려워했는데, 이유도 모른 채 그리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미움을 받고 나니 그제야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사려고 애쓰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우친 것입니다."
ㅡ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