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도 재능'이라는 문장을 (심지어 신형철의) 책에서 발견했을 때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아! 그래서, 내가!!'
사람들을 만날 때면 늘상 듣던 이야기가 있다. "넌 연차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에너지가 있냐? 대충 살지"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세요?"까지, 나를 관통하는 단어는 줄곧 에너지였다. 우리말로 치환하면 열정이 딱 적확하게 들어맞는 단어겠다.
(도를 아십니.. 아 이게 아니지) 에너지를 아십니까, 열정을 아십니까, 라고 주변에 물어보지 않아도 으레 나에게 먼저 던져졌던 단어. 단 한 번도 재능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근래 들어 그 명제가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새로 시작한 인스타툰 #꽈갈즈 나는 대체 이것을 왜 하는 것인가. 회사꺼 말고 내꺼 해보고 싶어서? 대세는 콘텐츠 IP니까? 삼우실에 이은 두 번째 성공을 하고 싶어서?
나영석 감독은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신의 습성을 '성공 중독'이라고 표현했다지만,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하고 욕망하고 만들어 '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은 이 재능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이제는 알겠다. 그것은 열정.
나에게 이런 귀한 재능이 탑재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별안간 기운이 우쩍 솟는다. 구름 위를 송송 걷는 기분이다. 몸뚱이가 다할 때까지 이 귀엽고 깜찍한 재능을 아끼지 말고 탈탈 털어써야겠다. 열정 있는데 못할 게 뭐야! 그런 의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