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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뚜루 Jul 26. 2021

나부터 생각하면 벌어지는 일

나만 생각하면 안 되지만, 나부터  생각하는 건 OK!

"너만 생각하면 안 되지만 너부터 생각하는 건 괜찮잖아.”


내 최애 드라마 중 하나로 등극한 <멜로가 체질>에서

싱글맘 한지은이 자기자신과 아이를 놓고 갈팡질팡하자 천우희가 내뱉는 말.


'너부터' 생각하는 건 괜찮잖아!

너부터!!

너, 부터!!

너어, 부우터어어어어어억!!!


그때 가슴팍으로 훅 들어온 이 말이 아직도 내 안에 잔상처럼 남아 있다. 평소 내가 고민했던 삶의 가치관을 정확하게 담아낸 말이었기 때문이다. 엄마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고 나서부터 내겐 타이틀에 걸맞은 행동과 가치관이 요구됐다. 하지만 난 그런 엄마가 아니었다.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아이 얘기보단 기승전 내 얘기, 내 얘기뿐이었다. 그리고 결론은 늘 이랬다.


"내 아이도 소중하지만, 난 내가 제일 소중한데?^^"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첫째 아이가 아픈 아이로 태어났기에 내 삶의 균형추는 자연스레 아이에게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런데 기울어진 운동장 안에서 나는 자꾸 멀미가 났다. 아이가 힘들었다기보단 완벽한 엄마가 되려 애쓰는 나 자신에게 멀미가 났다. 마음이 힘드니 몸이 처졌고 몸이 처지니 마음이 축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그런 삶을 이어가다 번아웃 증후군인지 슈퍼우먼 증후군인지에 시달렸다. 이거 뭐지? 이거 아닌데? 아이가 건강해졌으니 나 행복해져야 하는데 힘들어. 왜지?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에라 자식이고 뭐고 일단 내가 살자ㅋㅋㅋ 나부터 생각하고 행동하니 균형추가 자리를 잡으면서 더 이상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늘 화가 쌓이던 사람인지라 감정 조절이 어려웠는데 나부터 생각하니 화가 쌓이지 않았다. 내가 누리고 싶은 것들을 포기하거나, 손해본다는 피해의식에 쩔어 있었는데 나부터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평화로워졌다. 내가 웃으니 아이도 웃었다.


내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하다는 게 이거구나!


내가 주도적으로 누리는 시간에 행복감을 느낀다.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라는 실감이 난다. 그러니...


딸아, 알아둬라.

화장실 한 칸인 우리집.

우리가 동시에 똥이 마렵다면 우린 변기를 놓고 싸워야 할 거다ㅋㅋㅋㅋ (물론 내가 지겠지만^^)


예전엔 주말이면 박물관, 키즈카페 등등 아이 위주 동선을 짰으나 이젠 얄짜리 없다. 애미와 딸이 같이 즐기는 7월의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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