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도, 남자친구도 가끔 묻는다.
“커플 되면 뭐 하고 싶어?”
나는 늘 “여행 가기!”라고 대답해왔지만,
사실 그보다 더 하고 싶은 게 있었다.
커플 프사.
그건 꼭 같이 찍은 사진이 아니어도 좋았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조용히 드러내는, 작은 표시 같은 거니까.
그래서 처음으로 용기 내어 물어봤다.
“우리 프사 같이 해볼래?”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몇 년 동안 한 프사라서 바꾸기 좀 그래.”
그 순간, 마음이 조용히 무너졌다.
나도 모르게 ‘그는 나를 그 정도까진 아닌가 보다’라고 느껴버렸다.
선이 그어지는 기분, 혼자만 먼저 와 있는 느낌.
별일 아닌 말인데, 왜 이렇게 아팠을까.
나는 그냥,
그가 나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면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