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도 나는 다시 나를 맞이한다
감정이 무너질 때, 내가 하는 3가지
1. 명상
2. 확언
3. 루틴 정립
대학교를 졸업한 지 두 달째.
취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대학원을 고민했고, 3학년 때부터 ‘S대 대학원에 가야지’ 하고는 여유롭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원하던 대학의 랩 인턴으로 들어가 보니, 이게 웬걸.
내가 꿈꾸던 삶이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쳇바퀴 같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짧은 3개월 인턴 경험을 끝으로, 나는 종료를 선택했다.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두 가지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하나는 ‘안정감을 잃는 것’,
다른 하나는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붙잡아준 건, 다름 아닌 아주 작은 일상인, 기상 직후, 출근 직전, 퇴근 길마다 반복했던 명상이었다.
출근하던 시절, 나는 새벽에 일어나 가장 먼저 명상을 하곤 했다.
매일은 어렵지만, 일주일에 두 번은 꼭 해냈다.
명상이라 해도 특별한 건 없었다.
1부터 10까지 숫자를 천천히 세는 것.
나는 불자다. 스님과 차담을 나눌 때,
“하루에 10분씩 수식관(數息觀) 명상을 해보라”고 하셨다.
잡생각이 들면 없애려 하지 말고, 그저 흘려보내라고.
생각이 자연스레 사라지고, 고민이 줄어들었다.
나는 그렇게 명상을 했다.
2. 확언
명상이 끝나고 나면, 거울을 보며 말한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잘 해낼 거야.”
“나는 나를 믿어.”
짧고 간단한 말인데,
이 말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별거 아니지만, 매일같이 해보면 꽤 단단한 마법이 된다.
3. 루틴 정립
솔직히 말하면, 이건 아직 진행 중이다.
오늘도 5시에 눈은 떴지만, 유튜브 쇼츠를 한 시간 보고 다시 잠들었다.
하하. 나 아직 발전하는 중이다.
예전엔 이런 나를 보면 속상했다.
‘일찍 일어났으면 뭐해, 폰만 보다 다시 자는 걸’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그런 나도 나라고 인정하기로 했다.
명상을 해서 멋지고, 루틴이 예쁘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
그게 자존감이라는 말을 이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지금도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고 있다.
때론 나를 쓰다듬고, 때론 토닥이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어”라는 그 소망처럼
나를 인정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