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이 이상했다.
그 감정 덕분인지, 브런치에 올린 최근 글들도 더 깊어졌다.
사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친구에게 내 남자친구의 가장 친한 친구를 소개해준 그날부터다.
그건 분명 좋은 일이었다.
두 사람은 잘 어울렸고, 곧 연인이 되었다.
매일 감정을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며, 때로는 내가 모르는 감정들까지도 함께 나눈다.
나 또한 남자친구와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기에, 그런 모습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그 따뜻한 대화 속에서 나만 빠져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친구와 나는 그렇게 감정을 나누는 사이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그 사실이 마음을 벙벙하게 만들었다.
남자친구는 친구의 남자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는 친구와 그런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서운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SNS에 올라온 행복한 사진들을 보며 질투와 서운함이 뒤섞였고,
괜히 남자친구에게 짜증을 내거나, 엉뚱한 말로 상처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감정의 바닥을 들여다보니, 결국 남은 건 하나였다.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남자친구와 더 깊이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
네가 내게만 들려주던 속마음을 좋아했고,
우리 둘만 웃던 시간이 그립고,
지금도 네가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길 바란다.
그 마음이 서툰 표현으로 흘러나왔던 것뿐이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서로를 향해 따뜻하게 다가가길 바라고 있다는 걸 이제는 알겠다.
나는 그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축하해주고 싶었지만, 왜일까.
내가 소개해준 친구와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는 연결고리였지만, 정작 그 안에는 머물지 못한 채
바깥을 서성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배가 아팠다.
질투도 났고, 서운했고, 외로웠다.
그 감정을 감추지 못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풀듯 감정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감정의 바닥에는 소중한 관계를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깔려 있었다는 걸.
누군가와 비교되기보다, 내 자리에서 따뜻한 연결을 느끼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지금, 내 감정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조금씩 풀어가려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것.
질투도, 외로움도, 서운함도
내가 나를 사랑해서 생겨난 감정들이라고
인정해주는 것부터.
참, 친구의 SNS 실시간 스토리는 잠시 숨김 처리했다.
우리의 행복도 분명 소중한데,
아직은 내가 미숙해서 자꾸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