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늦게 들어오니 딸은 자고 있었다.
거실에 있는 딸의 일기장을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만 일기를 쓰게 하니 가끔 들여다보게 되는데 어제 글이 참 좋아서 옮겨본다.
인간이란?(2015.4.13 -하니-)
인간이란 그냥 먹고 자고 싸고를 반복하는 동물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오늘 '인간'에 대해 더 자세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인간을 쉽게 생각하면 할수록 더 어려운 연결고리를 찾게 된다. 그래서 '뇌'가 있는 거다. 생각을 자꾸자꾸 할 수 있게.
뇌는 많은 일을 한다. 묘안을 생각하는 힘, 상황을 판단하는 힘, 인정을 할 수 있는 힘 등 여러 노력이 필요한 부위이다. 그만큼 소중한 곳이다.
그리고 사람 인(人), 날 생(生), 인생(人生)은 소중하고 힘든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한 번 밖에 없는 기회인거다. 일생의 첫부분을 망치면 고치면 된다. 하지만 첫 부분을 고치지 못 하면 그 생각하는 힘이 있는 '뇌'가 판단을 하여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를 짐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첫'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사람은 살기 위해 땅에 온 것이 아니라 땅에 와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은 기회가 있는 동물이다. 우리에겐 생의 한 '기회'가 있고 그 기회 안에 여러 기회가 있다. 그 기회로 인생이 변하는 거다. 나쁜 사람이었다면 착한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기회
사람은 감정도 있다. 행복, 소망, 슬픔 등을 저마다 느끼는 정도가 크게 다르다. 그래서 남에게 대할 때 정도를 조준해야 한다.
사람은 차별을 하면 안 된다. 여자든 남자든, 일반인이든, 장애인이든 착하든 나쁘든 공부를 잘 하든 못 하든 다 '뇌'라는게 있고 잘하는게 달라 잘 하는 걸 칭찬 받고 살아야 하는게 바로 인간인 것이다.
모두 감정이 있는 건 컨트롤을 하는 힘이다. 항상 남에게 비타민, 힘이 되는 삶을 살아보자!
'묘안'이라는 단어를 배우더니 곧잘 쓴다.
내 딸이지만 글을 잘 써서 놀랐다.
아주 철학적인 표현도 있어서 탄복했다.
매일 혼나며 숙제에 찌든 삶을 살고 있는 내 딸.
이렇게 생각이 깊고 바른 아이였구나.
'칭찬'을 더 자주 해줘야겠다.
나는 어릴 때부터 100% 채찍질만 하는 엄마 덕에 칭찬을 하도 못 받아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한다'고 여기고 살았다. 지금도 엄마가 나에게 칭찬이라는 것을 조금 섞었다면 나의 성정이 조금 더 부드럽고, 좀 더 나은 '달성'에 가까워졌을 것이라고 여긴다.
그런 한이 맺혀 있는 나는 나름 딸에게 때때마다 칭찬을 해주고 살려고 노력은 하는데 타고난 예민함과 옹졸한 마음밭으로 '너그러운 아빠'가 되지 못하고 있다.
사춘기 초입이라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내 '외동딸'을 견디며 사랑으로 더 안아줘야겠다.
우리에겐 생의 한 '기회'가 있고 그 기회 안에 여러 '기회'가 있다. 그 기회로 인생이 변하는 거다.
나쁜 사람이었다면 착한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기회.